“쿠팡, 작년 韓 쇼핑인구 3명중 1명 이용… 분기당 28만원 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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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뉴욕증시 상장 신청서로 본 쿠팡
임원 최고 연봉 우버 출신 300억… 김범석 의장 158억보다 많이 받아
쿠팡, 물류 확충 등 공격 투자땐 경쟁업체간 합종연횡 불가피할 듯

15일 서울 송파구의 쿠팡 본사. 쿠파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직상장한다고 공식화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1
15일 서울 송파구의 쿠팡 본사. 쿠파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직상장한다고 공식화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1
‘한국 쇼핑인구 3명 중 1명꼴로 쿠팡을 이용하고, 내국인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1km 이내 거리에 살고 있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쿠팡의 면면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통업계는 쿠팡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상장 이후 쿠팡이 물류 확충을 비롯해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베일 벗은 쿠팡 현황 살펴 보니

비밀주의를 고수했던 쿠팡은 운영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이번 상장신청서를 통해 들여다본 쿠팡의 위력은 업계의 당초 추정치보다 강력했다. 지난해 말 기준 3개월 안에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산 적이 있는 고객은 1485만 명.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를 4800만 명으로 볼 때 약 30.8% 수준이다. 2년 전인 2018년 말(916만3000명)보다 62%가량 늘었다.

쿠팡의 유료회원제 서비스 ‘로켓와우’ 가입자는 470만 명으로 활성 고객 중 32%를 차지한다. 매달 2900원을 내면 쿠팡의 익일 배송서비스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들은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을 지출한다. 회원제 서비스가 쿠팡의 ‘록인효과(Lock in·기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게 하는 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고객의 충성도는 고객 집단별 지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2016년 첫 주문을 한 고객 집단의 구매액은 2020년 3.6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쿠팡에서 소비자가 쓴 돈은 분기당 평균 256달러(28만3000원)로 2년 전(127달러)의 2배가량으로 늘었다.

쿠팡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임직원은 우버 출신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지난해 연봉과 스톡옵션 등으로 총 2764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받았다. 이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연봉(158억 원)보다 높다.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는 15일 사내 이메일을 보내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쿠팡 및 자회사에 재직 중인 계약직 직원에게 무상부여하겠다”고 말했다.

○ 이커머스 업체들, 협업 통한 대응책 마련

쿠팡 실적과 운영 현황이 공개된 이후 유통업계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쿠팡의 매출 상승이 예상보다 가팔랐던 것이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3조2000억 원으로 2019년보다 91%가량 늘었다. 삼성증권이 당초 예상했던 11조1000억 원대 매출보다 훨씬 높다. 영업손실도 2019년 7200억 원에서 지난해 5800억 원으로 낮아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고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지금처럼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먹힌 끝에 흑자 전환이 가능한 변곡점에 들었다”고 말했다.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경쟁업체 간 합종연횡도 불가피해졌다. 11번가와 아마존 제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지분 교환 등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온·오프라인 업체들 간의 전략적 협업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세계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은 이번 상반기 IT 개발직군에서 수십 명을 채용한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이달 초 100명에 가까운 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확보와 제휴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쿠팡#미뉴욕증시#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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