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낯선 시대 맞을 것”… 당선 일성으로 총파업 협박한 민노총 위원장

동아일보 입력 2020-12-25 00:00수정 2020-12-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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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년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 강경파인 양경수 후보가 어제 당선됐다. 그는 “정권과 자본은 ‘낯선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그동안의 관행과 제도, 기억은 모두 잊기를 경고한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그는 “투쟁으로 새 시대를 열 것”, “투쟁을 자기 근본으로 삼는 노동운동이 왔음을 주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강경한 민노총이 더 강경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이때 노동계를 대표하는 제1노총의 차기 위원장이 ‘낯선 시대’를 운운하며 정부와 재계를 겁박한 것은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다. 양 당선인은 전태일 열사 51주기가 되는 내년 11월에 준비된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공언도 했다. 전례 없는 위기에 대화와 타협이 절실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당선되자마자 극한투쟁을 예고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지친 국민을 더 힘들게 한다.

그간 민노총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노조 이익만 고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7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민노총 강경파의 저지로 무산된 것이나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던 민노총의 무책임한 행태들을 보면 국민들의 시선이 안중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

양 당선인은 기업들이 과잉 입법이라며 우려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우선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다.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업주와 경영진을 과도하게 옥죌 우려가 있는 만큼 무턱대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이지만 충분한 대화로 타결을 시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더구나 지금은 온 국민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피해와 불편을 감수하고 방역에 협조하는 비상시기가 아닌가. 민노총이 제1노총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리고 투쟁에 매몰된다면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노총 자신도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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