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신세’ 다세대·연립 경매, 다시 회복세…전세난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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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30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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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법원 경매법정©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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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이 경매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택을 중심으로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은 총 427건이 입찰해 138건이 매각됐다. 낙찰률(매각률)은 32.3%로 전월(24%) 대비 8.3%포인트(p) 증가했다.

아파트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내 다세대·연립주택은 꾸준히 입찰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낙찰률은 Δ2월 39.8% Δ3월 29.3% Δ4월 32.6% Δ5월 31.9% Δ6월 33.4%다.

30%대 초중반을 유지하면서 점차 상승하던 낙찰률은 7월 들어 꺾였다. 다세대·연립 낙찰률은 7월 30.5%에 이어 8월 28.6%, 9월 26.1%, 10월 24% 등 감소세로 전환했다. 평균 응찰자수 역시 5월 건당 평균 4.5명까지 늘어났지만 6월 3.2명, 7월 3.1명에 이어 8~10월 2명대로 저조했다.

당시 다세대·연립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로 정부 규제, 아파트 선호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를 모두 상향했다. 경매시장에서도 7·10 대책 이후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입찰자들이 다세대·연립주택보다는 아파트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세대·연립이 다시 관심받고 있다. 낙찰률 외에도 이달 매각가율(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7.4%를 기록해 지난달 84.7% 대비 2.7%p 상승했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 역시 같은기간 2.3명에서 2.7명으로 소폭 늘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현재 서울 내 아파트 전셋값이면 경매시장에서 중형 다세대·연립주택을 노려볼 수 있다”며 “인기 지역의 경우 아파트 전세매물이 아예 없다 보니 일부 실수요자가 다세대·연립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달 다세대·연립 경매 물건을 가격대로 살펴보면 3억원 이상 물건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다. 3억원 이상 물건은 총 55건 입찰해 20건(낙찰률 36.4%)이 매각에 성공했다. 건당 평균 매각가율은 99%, 평균응찰자는 3.3명이다. 3억원 미만 물건의 낙찰률은 31.7%, 매각가율 82.5%, 평균응찰자는 2.7명이다.

11월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주택은 서울 용산구 갈월동 내 다세대 주택(84.5㎡, 1층)으로 지난 10일 12명이 응찰해 8억5880만원에 낙찰(매각가율 116%)됐다. 지난 12일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54.7㎡, 2층)도 12명이 입찰해 5억9976만원에 낙찰(매각가율 136%)됐다.

오명원 연구원은 “3억원 미만 물건은 원룸이나 미니 투룸이 많고, 3억원 이상 다세대·연립은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면적이 나온다”며 “1인 가구 보다는 상대적으로 가족 단위의 실수요자들이 많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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