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돼 서울 강북은 물론 경기 인천 부산 대구 울산에 이르기까지 집값이 연이어 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지역에서 집값이 평등하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집값 격차는 오히려 ‘K자형’으로 더 벌어지고 있다.
대단지이면서 국민주택 규모(전용 85m²)인 서울 각지의 아파트 값을 살펴보면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는 최근 7억5000만 원에 팔렸다. 현 정부 출범 때인 2017년 5월에 4억 원에 거래됐으니 3억5000만 원 올랐다. 이 기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도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랐다. 이들 단지 집값은 모두 2배 가까이로 올랐지만, 금액으로 치면 강남권 아파트와는 비교가 안 된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2017년 16억∼17억 원에서 30억∼31억 원으로 치솟았고, 서울 송파구 리센츠는 12억5000만 원에서 23억 원으로 급등했다.
이처럼 공급이 달리며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수요는 여전히 높아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건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현 정부 출범 직후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세금과 대출 등 고강도의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정작 강남 집값은 규제에도 아랑곳없이 더 많이 오르며 연일 최고 가격으로 거래되는 게 현실이다.
사실 후배 A 부부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집을 보유했고 그 집값도 오르긴 했다. 진짜 문제는 집 없는 ‘진짜 서민’들이다. 티끌을 아무리 많이 모아도, 높아진 집값에 비하면 여전히 티끌인 시대가 됐다. 고로, 이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멀어졌다. 서민 위한다는 정부가 집값 격차를 키우면서 서민에게 상대적인 빈곤감과 박탈감을 심어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평등하지 않고 기회도 막혀 있다. 수요 공급 원리를 무시하고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으로는 영원히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정부가 이제는 시장과 화해했으면 한다.
김유영 산업2부 차장 abc@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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