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브라함에 대한 창세기의 일화는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이면서도 결코 이해하기 쉽지 않다. 종교적·관념적 통찰을 통해서 생의 이면을 깊게 파고들어온 작가는 신작 연작소설집에서 창세기의 이 난제를 ‘이삭의 목소리’란 문학적 복원을 통해 풀어낸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하는 신과 거기에 순종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가려져 있던 아들의 입을 빌려서다.
“바치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라면 바치라고 요구하는 것은 더욱 큰 사랑의 표현이에요…바치라고 요구하면서 신은 이미 바치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브라함과 이삭의 탄생 전후 일어난 다른 창세기 일화를 모티브로 삼은 단편들이 표제작을 중심으로 앞뒤로 놓여 있다. 아브라함의 조카이자 소돔성 멸망 가운데 살아남은 롯, 이삭의 이복형 이스마엘을 낳은 여종 하갈, 이삭의 아들 야곱의 도주와 꿈 등 창세기의 유명한 일화들이 신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나 그 사랑 안에 붙들려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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