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음 헛되이하지 말라” 50년만에… 전태일 열사 최고등급 훈장

박효목 기자 입력 2020-11-13 03:00수정 2020-11-13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무궁화장, 노동계 인사로는 처음
전순옥 前의원 등 동생들이 받아
직접 훈장 추서한 文대통령
“노동변호사의 길 가게 된 계기”
13일 남양주 묘역서 50주기 추도식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전태일 열사 유가족에게 국민훈장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훈장 추서에 대해 “‘노동 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전태일 열사의 첫째 동생 전태삼 씨, 문 대통령, 둘째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 의장병.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전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고 “오늘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말했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중 첫 번째 등급으로 노동계 인사가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훈장 추서식에서 “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추서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과 전태삼 전태리 씨,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및 전태일 열사의 친구들이 참석했다.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설치된 전태일 열사 동상. 뉴스1
1948년생인 전태일 열사는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의 봉제공장 재단사로 일하다 어린 여성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사업주 등의 방해로 가로막히자 1970년 11월 13일 22세의 나이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했다. 한국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어머니 이소선 여사(2011년 별세)를 비롯한 가족들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훈장 추서식을 마친 뒤 환담에서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님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해 6월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고 이소선 여사에게 모란장을 수여했다.

주요기사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고3이었다”며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며 “노동존중 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전태삼) “오빠의 죽음에 의미를 심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전태리)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13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묘역에서 열리는 전태일 50주기 추도식에서 영전에 훈장을 헌정하고 전태일기념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날 추서식에는 전태일재단이 제공한 전태일평전 초판본(원제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과 전태일 열사가 1969년 겨울부터 1970년 봄까지 작성한 모범업체 사업계획서 사본이 전시됐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전태일#열사#훈장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