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목월문학상, 소설 백시종-시 권달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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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의 미녀’, 中 인권문제 다뤄
‘꿈꾸는 물’, 감각적 언어 돋보여

2020년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으로 소설가 백시종 씨(76)의 ‘누란의 미녀’와 권달웅 시인(76)의 ‘꿈꾸는 물’이 선정됐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북 경주 출신인 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시인 박목월(1916∼1978)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후원하고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올해 23회째를 맞은 김동리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백시종 씨는 수상 소감으로 54년 전 김동리 선생에게 “무엇보다 근성이 있어 좋으니 더 열심히 써봐라”는 격려를 받은 일화를 먼저 언급했다. 백 작가는 “그 말에 힘입어 1967년 등단할 수 있었다”며 “소설이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재능도 다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는 데 반백 년이 걸렸다. (수상 덕분에) 근성을 강조한 선생의 말씀처럼 등수와 관계없이 생명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꼭 완주하고 말리라는 각오가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작 ‘누란의 미녀’는 중국 정부와 대립하며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국제적 관점과 시의성에서 유효하고 작품의 무대와 관련한 담화와 자료의 도입이 작가로서의 성실성을 입증한다. 소설 결말의 전언도 감동적”이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제13회 박목월문학상 수상자인 권달웅 시인은 대학 4년간 목월의 강의를 직접 들으면서 시를 배운 제자였다. 등단도 목월이 발행하던 ‘심상’에 ‘해바라기 환상’이 당선되며 이뤘고 이후 12권의 시집을 냈다. 그는 “우러르는 선생님의 이름으로 받게 된 문학상이라 더 각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상작 ‘꿈꾸는 물’은 물에 관련된 서정적인 이미지와 일상의 사물에 대한 시인의 감각적 언어를 담아낸 시집이다. 그는 “과분한 수상 소식에 45년 전 문학청년 시절 박목월 선생께 받아 오래도록 간직해 온 편지를 다시 읽어 봤다. ‘문학은 꾸준한 성의와 노력으로 열어 가는 길’이라고 하신 편지의 그 말씀을 아직도 새기며 시를 쓴다”고 말했다.

권 시인은 “우울한 시대, 소외되고 상처받은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를 쓰겠다. 선생의 청명한 시 세계와 정신을 생각하면서 기교나 화려함보다 은은한 서정이 드러나는 달빛 같은 시를 쓰겠다”고 말했다.

동리문학상 심사위원은 김지연 김종회 이순원, 목월문학상 심사위원은 유안진 신규호 이하석이 맡았다. 상금은 각각 6000만 원. 시상식은 다음 달 10일 오후 6시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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