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치료 한계상황 프랑스-벨기에, 환자들 독일로 보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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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재유행 현실화 조짐

프랑스 8만6852명, 이탈리아 3만9811명, 독일 2만3399명. 7일(현지 시간) 추가된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모두 코로나19 발병 후 일일 최고치다. 이처럼 최근 유럽 국가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통제가 어려울 정도다. 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봉쇄조치를 내렸지만 확진자 증가 속도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상황도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북반구가 겨울의 초입으로 다가서는 가운데 올 상반기(1∼6월)보다 심각한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 병상 부족에 타국으로 환자 이송

코로나19 확산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한때 방역 모범 국가로 여겨졌던 독일은 6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선 뒤 계속 늘고 있다. 러시아도 같은 날 일일 확진자 수가 2만582명을 기록했다. 역시 사상 첫 2만 명대다.

최근 유럽 각국은 앞다퉈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생필품 구매 등의 제한적인 이유를 제외하고 외출을 아예 금지한 것이다. 영국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5일부터 전국에 걸쳐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이다. 독일은 2일부터 4주간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 여가시설을 폐쇄하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벨기에는 1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비필수 상점의 문을 닫고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봉쇄 조치가 확진자 감소로 이어지기는커녕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급기야 벨기에와 프랑스는 자국 내 의료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웃나라인 독일 병원으로 자국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유럽 국가마다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 중이지만 정부의 강제 조치에 반발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독일 동부 도시 라이프치히에서는 7일 수천 명이 여가시설을 폐쇄한 정부의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영국 런던에서도 5일 “자유를 되찾자”고 주장하는 ‘밀리언 마스크 행진(The Million Mask March)’ 시위대가 트래펄가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정부의 전국 봉쇄와 마스크 착용 법률에 항의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8일 오후 10시 기준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125만 명이다. 유럽 사망자는 29만 명을 넘었다. 유럽 사망자의 3분의 2는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 5개국에 집중됐다.

○ 아시아 국가도 확산세 불안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아시아도 불안하다. 인도는 최근 수도 뉴델리에서만 하루 7000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초 2000명대로 줄었으나 7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7000명이 넘었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850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확산세가 크지 않았던 말레이시아도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봉쇄 조치를 완화한 영향이 컸다. 말레이시아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7일 1만3993명에서 이달 7일 3만9357명으로 한 달 새 3배로 급증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3월 18일부터 두 달간 엄격한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가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잘 유지됐지만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부랴부랴 이동 제한령을 3개 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발령했다.

일본도 7일 신규 확진자가 1323명으로 사흘 연속 1000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9월 이후 신규 확진자가 300명 선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일일 확진자가 다시 1000명대로 올라서며 재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북반구 대유행이 시작됐으니 다음은 우리나라일 수도 있다”며 “낮은 온도와 건조한 계절, 또 사람들이 추운 날 환기가 안 되는 실내로 모이면 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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