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여가부 해체”… 이낙연도 “말 가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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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장관 “학습기회” 발언 후폭풍
박원순 피해자측 “학습은 장관부터”
野 “대통령이 파면”… 이낙연, 다시 사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으로 치러지게 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 기회’라고 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여가부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의식도, 양심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여가부 장관이라는 공직자가 저런 막말을 해도 장관 자리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게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여성을 위해 제대로 하는 일은 없이 ‘성인지 학습 기회’라는 막말만 하는 여가부, 장관 사퇴가 아니라 여가부 해체가 정답”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서 (이 장관을) 파면시켜야 한다”고 했다.

전날 오거돈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 이어 박원순 전 시장 사건 피해자 관련 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학습이 필요한 것은 여가부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은 성명에서 “여가부에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예방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답변이 없다”며 “주무 부처 장관의 철저한 무책임과 유체이탈은 성폭력에 대한 방기”라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공개 경고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 장관과 전날 내년도 예산안 관련 현직 대법관에게 ‘의원님, 살려주세요 한번 하세요’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박범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장관은 전날에 이어 재차 사과했다. 이 장관은 이날 열린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에 앞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피해자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잘못된 발언이지만 사퇴 요구는 지나치다”는 반발도 나온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것을 가지고 장관을 바꿀 정도냐,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성폭력 문제를 자꾸 정쟁화하는 것은 별로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소민 기자
#4월 재보궐선거#박원순 성추행 의혹#여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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