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파업에도 교육부 ‘돌봄 無대책’… 학부모들 분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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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전담사 4902명 파업참여… 돌봄교실 34% 4231실 문닫아
학부모에 하루전 ‘돌봄방학’ 통보, 긴급돌봄신청도 10분만에 끝내
학생-학부모들 곳곳서 큰 불편
돌봄노조 “협의 불충분땐 2차 파업”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초등 돌봄전담사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초등 돌봄전담사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6일 전국 돌봄교실의 34.6%가 문을 닫았다. 지난달부터 예고된 파업이었는데도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참여한 돌봄전담사는 전체 1만1895명 중 4902명(41.3%)으로 집계됐다.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초등학교 5998곳 중 2697곳(44.9%)의 돌봄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했다. 일부 학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돌봄전담사에게 학생을 나눠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처했지만 아예 돌봄교실을 중단한 곳도 적지 않았다. 전국 돌봄교실 1만2211실 중 4231실이 운영을 중단했다.

돌봄교실을 중단한 학교 대부분이 교육부의 대책을 기다리다 5일에야 급하게 중단 예고를 하는 바람에 학부모들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경기 하남시의 초1 학부모 A 씨(32)는 “돌봄교실 중단 소식을 전날 오후 듣게 돼 급히 반차를 내느라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선 5일 오후 3시 50분경 “돌봄교실을 기존 5개 반에서 3개 반으로 축소 운영하니 가정돌봄을 하되 긴급히 돌봄이 필요한 경우엔 4시까지 회신을 달라”는 온라인 공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가 원성을 샀다. 긴급 돌봄 신청 시간을 겨우 10분만 주었기 때문이다. 학부모 B 씨(38)는 “직장에서 일하다 잠시 공지를 놓치면 신청도 못 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고된 총파업 사태에 안이하게 대처한 교육부의 태도가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돌봄전담사 관련 노조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11월 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지 않은 채 “교사가 상주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을 돌보거나, 지역 센터를 연계해 돌봄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교사들은 “돌봄인력 대체 근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학부모들도 “검증되지 않은 외부 센터에 자녀를 맡기는 건 불안하다”고 반발했다.

돌봄전담사들은 돌봄 운영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입법 추진을 중단하고, 돌봄전담사를 8시간 전일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학비연대는 1차 경고성 돌봄 파업에도 돌봄전담사들이 요구해 온 부분이 충분히 협의되지 않는다면 이달 중 2차 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돌봄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학교 내 비정규직인 급식조리사들도 이달 19, 20일 이틀간 총파업을 예고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돌봄전담사 총파업#돌봄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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