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풀면서 재밌게 공부…“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푹 빠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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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에 강한 우리 학교]<하>강원 한솔초-안산 선부고
퀴즈 형식으로 암기과목 교육
문제 빨리 풀수록 순위 올라가
원격수업 이전보다 학업 성취도↑

경기 안산시 선부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원격 수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배움 성장 과정’을 평가했다. 기술 시간에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확인하는 모습(왼쪽 사진)과 완성된 자동차 모형 결과물(작은 사진). 선부고 제공
경기 안산시 선부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원격 수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배움 성장 과정’을 평가했다. 기술 시간에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확인하는 모습(왼쪽 사진)과 완성된 자동차 모형 결과물(작은 사진). 선부고 제공
일선 초중고교에서 하루아침에 원격 수업을 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십 년간 대면 수업에 맞춰져 온 학교 시스템을 바꾸려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동력은 바로 학교와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고민과 실행이다. 직접 마주하지 못하더라도 교사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기 위해 열성을 쏟은 학교들을 들여다봤다.

○ ‘암기 과목’은 ‘퀴즈 게임’으로… 교과목 특성에 맞는 원격 수업 방식 채택
강원 강릉시 한솔초는 4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원격으로도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학업성취도를 잘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했다. 그 결과 전 학년, 전 학급에서 공통된 원칙을 세웠다. 바로 교과목에 따라 각기 다른 수업 방식을 채택한 것.

대표적인 방법이 사회 수업에 게임을 접목한 것. 암기가 필요한 사회는 ‘띵커벨(ThinkerBell)’이란 퀴즈 플랫폼을 통해 게임 형태의 학습을 유도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교사가 올려놓은 문제를 더 빨리 풀수록 순위가 올라간다. 학생들은 마치 게임을 즐기듯 순위가 올라가는 재미로 인해 공부에 몰두했다. 덕분에 사회 과목의 경우 원격 수업을 하기 이전보다 오히려 학생들이 암기나 복습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보였다. 이 학교 이권영 교사는 “원격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쪽지시험을 보면 예년 학생들에 비해 성취도가 좋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수학의 경우 실시간 쌍방향으로 수업을 했다. 실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듯이 함으로써 학생들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포기하거나 질문을 못해서 답답해하는 상황을 최소화했다. 보충학습이 필요한 경우 구글폼을 이용해 추가로 문제를 더 풀도록 지도했다. 미술의 경우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각자 과제물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교사가 댓글로 피드백을 달아줬다. 과제물의 장점과 단점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다음 시간까지 보완할 방향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 특수학급 ‘개별화 수업’도 원격으로… 수행평가 활용해 원격 수업 참여도↑
경기 안산시 선부고는 특수학급이 2개 있다. 1학년 8명,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4명이 함께 공부한다. 특수학급 교사들은 대면 수업을 할 때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수업 내용이나 전달 방식을 달리했다. 반면 원격 수업에서는 줌(Zoom)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제약이 많다. 교사가 한 수업 시간에 공통된 플랫폼, 똑같은 콘텐츠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수학급 교사들은 고민 끝에 공통된 콘텐츠라도 가르치는 방법과 수준에 차이를 두는 방식을 만들어 냈다. 예를 들면 A 학생의 경우 특정 문구를 큰 소리로 읽어 보게 하고, B 학생은 이 문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도록 하고, C 학생은 글로 써 보게 하는 식이다. 평소 학생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해 과제를 주어 온라인으로도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반학급에서는 수행평가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다. 학생들의 ‘배움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 학생들이 낸 수행평가 과제의 결과물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제를 제출하기까지의 중간 과정까지 확인하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기술 수업의 자동차 모형 만들기 실습을 할 경우 만드는 과정을 세분화하고, 수업 시간마다 각각의 중간 과정이 잘 진행되는지를 확인했다. 이 학교 이송희 교사는 “원격 수업을 해보니 교사가 학생들의 반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더라”면서 “실습 과제물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머뭇거린다면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라 쉽게 눈치 채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강원 한솔초등학교#안산 선부고등학교#원격수업#개별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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