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현대인이 꼽은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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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기술/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오수원 옮김/392쪽·1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현대인들은 대부분 만성적인 업무 스트레스와 휴식 부족을 호소한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주어졌을 때 제대로 못 쉬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책은 휴식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울 것은 없지만 이를 통계와 고정관념을 깬 주장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저자는 자신이 진행하는 BBC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이른바 ‘휴식 테스트(Rest Test)’를 실시했다. 135개국 1만8000여 명이 이 조사에 응했다. 뇌과학자와 심리학자, 시인과 작곡가, 역사학자와 지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2년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끝에 ‘가장 휴식이 된다고 여기는 10가지’를 추렸다.

책은 10위 ‘나를 돌보는 명상’을 시작으로 1위까지 역순으로 사례와 함께 저자의 조언을 담았다. 현대인들이 많은 시간을 쓰는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은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상위 5위까지 모두 혼자서 하는 것이었다.

TV 시청은 9위에 올랐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 75세가 될 때까지 TV를 보는 데 쓴 시간은 무려 9년이다. TV 시청은 혼자서 즐길 수 있고 상대방과 대화해야 하는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전자 난로’가 됐다는 설명이다. 단, TV를 너무 오래 봤다는 죄책감을 버려야 휴식이 될 수 있다.

놀랍게도 1위는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 걱정거리로부터 해방되거나 반대로 몰입할 수 있고, 육체적 긴장과 이완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잘 쉬는 기술의 핵심은 자신만의 ‘휴식 레시피’를 만드는 것. 휴식과 일의 절대적인 구분은 없고 상대적이다. 사람에 따라 운동은 고된 의무가 될 수 있고, 즐거운 휴식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사람들과의 적절한 거리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서조차 벗어나 있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독서와 산책, 목욕, 음악 듣기, 아무것도 안 하기 등 적절한 길이의 고독이 필요한 세상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잘 쉬는 기술#클라우디아 해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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