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 교과서 필사하고 “호흡 잘해야 제대로 휴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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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물리학도 디섐보
그린 경사 수학적 계산 ‘벡터 퍼팅’
“깃대 맞히면 홀 들어갈 확률 커”

브라이슨 디섐보가 퍼터 헤드를 그린 위에 대고 샤프트를 쳐다보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 라이를 읽고 있다. 사진 출처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브라이슨 디섐보가 퍼터 헤드를 그린 위에 대고 샤프트를 쳐다보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 라이를 읽고 있다. 사진 출처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비거리 증가를 위한 ‘체격 키우기’로 화제를 모은 브라이슨 디섐보는 세계 골프계의 뜨거운 이슈 메이커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골프에 과학과 수학을 접목해 눈길을 끌었다. 그린의 경사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퍼트를 하는 ‘벡터 퍼팅’이라는 독특한 퍼트 방식도 그중 하나다. 2019년 골프 룰 변경으로 깃대를 꽂은 채 퍼팅을 할 수 있게 되자 디섐보는 “필요하다면 공을 깃대에 부딪치게 하겠다”고 했다. 깃대를 맞히면 홀에 들어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게 그의 논리다.

디섐보는 “호흡을 잘해야 휴식이 제대로 된다”는 주장도 한다. 수면 중에는 ‘활동’과 관련된 교감신경이 아닌 ‘휴식’과 관련된 부교감신경을 작동시켜야 되는데 이를 위해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면 중 교감신경이 작동하면 수면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디섐보는 뇌 훈련과 호흡법을 통해 휴식의 질을 높이고 있다.

어린 시절도 남달랐다. 6세 때 대수학을 이해하며 ‘수학 천재’로 통했던 그는 고교 시절 부모님의 돈을 아끼기 위해 도서관에서 교과서를 빌려 이를 노트에 베껴 쓰기도 했다. 오른손잡이지만 왼손으로도 완벽하게 사인을 한다. 그것도 아랍어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노력의 결과다. 디섐보가 즐겨 쓰는 헌팅캡은 13세 때 마음에 들어 고른 뒤 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고 있다.

튀는 행동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던 디섐보는 US오픈 우승 소감을 밝히다 눈물을 쏟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화상으로 부모님을 만난 그는 “내가 해냈어요!”라고 외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브라이슨 디섐보#us오픈 우승#물리학#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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