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잔다르크 3인방’ 모두 몰아낸 루카셴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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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시위 한달… 구금-망명 속출
3인방중 남은 1명은 피랍 의혹… EU “국내 귀환 막으면 제재”

‘벨라루스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야권 여성 정치인 3인방. 베로니카 쳅칼로,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마리아 콜레스니코바(왼쪽부터). 민스크=AP 뉴시스
‘벨라루스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야권 여성 정치인 3인방. 베로니카 쳅칼로,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마리아 콜레스니코바(왼쪽부터). 민스크=AP 뉴시스
지난달 9일 대통령선거 부정선거 의혹 이후 한 달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야권 인사가 속속 실종됐다. 특히 ‘벨라루스의 잔다르크’로 불렸던 여성 정치인 3인방 중 1명이 정부가 사주한 복면 괴한에게 납치됐다는 의혹이 거세다. 유럽연합(EU)과 독일 영국 등은 즉각 석방을 요구했고 리투아니아 정부는 “옛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식 통치가 21세기에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스통신 등은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야권단체 ‘조정위원회’ 소속 간부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가 7일 오전 10시경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그가 복면을 쓴 남성에게 납치됐다고 증언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지난달 대선에서 야권의 여성 후보로 나선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8)를 지원해온 인물로 ‘3인방’ 중 현재까지 유일하게 벨라루스에 남았다. 나머지 2명인 티하놉스카야, 베로니카 쳅칼로는 대선 전후로 사실상 해외로 망명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당초 대선에 나서려던 야권 정치인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이 석연찮은 이유로 구금되자 대신 후보로 나섰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이웃 리투아니아로 피신했다. 또 다른 야권 지도자 발레리 쳅칼로의 아내인 베로니카는 대선 직전 두 아이를 데리고 러시아로 떠났다. 그는 정부가 남편의 대선후보 등록을 막자 티하놉스카야를 지원했다.

가디언은 “이들 3명이 당국에 의해 8일 오전 4시경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옮겨진 후 추방당할 상황에 놓였다”며 “다만 콜레스니코바가 추방을 거부하며 여권을 찢어 벨라루스에 억류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대표는 “모든 이의 귀환을 요구한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벨라루스를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벨라루스#잔다르크 3인방#루카셴코#퇴진#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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