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광팬 김정은, 경기보러 마이애미 오고 싶어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1차 북미정상회담 백악관 대변인… 샌더스 회고록 ‘나의 의견’ 발간
“北 다녀온 폼페이오에게 들어”… “공동성명에 김정은이 사용할 펜
北, 독살 우려해 점검” 일화도 공개

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8일 발간된 회고록 ‘나의 의견’(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프로농구(NBA) 팀 ‘마이애미 히트’의 팬”이라며 김 위원장이 마이애미를 방문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018년 5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을 귀환시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믿기 어렵겠지만 김 위원장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오고 싶어 한다. 그는 NBA를 좋아한다. 특히 마이애미 히트의 열렬한 팬”이라고 전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어떤 이유에서 김 위원장이 마이애미 히트를 좋아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1차 북―미 정상회담 하루 전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김 위원장을 만난 리 총리는 “그는 수다스러웠고, 거래를 성사시키길 원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 완화 등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상당한 기대를 가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고록에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건강 및 안전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일화도 담겼다. 당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하기 전 북한 관계자는 흰색 장갑을 끼고 김 위원장이 사용할 펜을 먼저 점검했다. 조선시대 왕이 식사하기 전 독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상궁이 먼저 음식을 먹어봤던 것처럼 독살 가능성을 우려해 김 위원장이 사용할 펜까지 깐깐하게 점검했다는 뜻이다.

회고록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찾은 목적이 대북 압박용이었다고도 밝혔다. 샌더스 전 대변인은 “부통령의 방한 목적은 미국이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고수하고,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선전에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또 펜스 부통령이 김여정 현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끄는 북한 사절단을 잠시 만날 계획이었으나 북한 측이 회동 몇 시간 전 돌연 만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때 기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 측의 비판을 받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nba#김정은#마이애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