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김연경 앞에서… 강소휘가 날아올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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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 흥국생명 완파 우승에 앞장… 컵대회 MVP GS칼텍스 23세 강소휘

GS칼텍스 레프트 강소휘(사진 왼쪽)가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공격이 성공하면서 듀스 끝에 2세트를 가져온 GS칼텍스는 이날 3-0(25-23, 28-26, 25-23)으로 승리하며 3년 만에 컵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강소휘는 올 시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제천=뉴스1
GS칼텍스 레프트 강소휘(사진 왼쪽)가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결승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공격이 성공하면서 듀스 끝에 2세트를 가져온 GS칼텍스는 이날 3-0(25-23, 28-26, 25-23)으로 승리하며 3년 만에 컵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강소휘는 올 시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제천=뉴스1
“25점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험난했어요. 한 점 얻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하소연을 하면서도 강소휘(23·GS칼텍스)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회견 중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절대 1강’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한 기쁨은 달콤하기만 했다.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마무리된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경기는 거대한 이변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GS칼텍스가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무실세트’ 전승을 거둔 흥국생명을 3-0(25-23, 28-26, 25-23)으로 완파하고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

10년 만에 컵 대회에 출전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마지막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연경은 준우승팀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기량발전상(MIP)에 만족해야 했다. KOVO 제공
10년 만에 컵 대회에 출전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마지막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연경은 준우승팀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기량발전상(MIP)에 만족해야 했다. KOVO 제공
이변의 중심에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레프트 강소휘가 있었다. 이날 14득점(공격성공률 48.14%)을 한 강소휘는 고비마다 득점에 성공하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승부처였던 2세트 26-26, 듀스 상황에서 연속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끝냈고 3세트 24-23 한 점 차 리드에서도 퀵 오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강소휘는 “상대가 강팀이라 져도 본전이라 생각했다. 한 세트만 따려고 했다. (차상현) 감독님이 말씀하신 ‘미친개’ 작전이 통했다. 안 되더라도 웃으면서 즐겁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웃으며 코트를 뛰어다녔던 것이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차상현 감독의 경기 운영도 빛을 발했다. 주로 교체 선수였던 장신 센터 문명화(25·189cm)를 선발 기용하는 모험을 했다. 문명화는 비록 블로킹 1개를 성공했지만 여자부 최장신(206cm) 러츠와 함께 높은 벽을 쌓아 흥국생명 레프트 김연경(32)과 이재영(24)을 압박했다. 러츠는 김연경의 공격을 한 번, 이재영을 세 번 가로막았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던 흥국생명은 김연경 이재영이 집중 견제를 받는 가운데 다른 활로를 뚫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이날 팀에서 공격성공률(53.6%·16득점)이 가장 높았던 라이트 루시아(29)를 적극 활용하지 못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이 집중 마크당할 때 공격 분산이 되지 못한 게 아쉽다. GS칼텍스가 공수, 집중력과 분위기에서 모두 앞섰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의 준결승에서 공격성공률 51.28%(20득점)를 기록했던 김연경은 이날 28.57%(13득점)로 주춤했다. 10년 만에 국내 컵 대회에 복귀해 준우승팀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한 김연경은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정말 스포츠는 알 수 없다는 걸 느꼈을 것 같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GS칼텍스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리그에선 설욕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컵 대회 MVP를 차지한 강소휘는 “3년 전에는 대표팀 언니들이 다 빠진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모두 출전한 가운데 상을 받아 감격스럽다”고 했다. 특히 자신의 롤모델이자 중학교(원곡중) 선배인 김연경과의 첫 맞대결에서 수상하게 돼 감회가 남달랐다. 2015∼2016시즌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신인상을 수상한 강소휘는 올 시즌 뒤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시즌 서브 2위(세트당 0.37개)에 올랐던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후위공격 훈련에 집중해 한층 다양한 공격력을 갖췄다. 10월 17일 개막하는 정규리그에서도 흥국생명을 제압할 선봉장이 되겠다는 각오다.

제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배구#강소휘#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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