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전7기’ 11승… “알 깨고 날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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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승리 뒤 잇단 불운 알칸타라… 맘고생 털고 다승왕 도전 재시동

지난 시즌 KT 소속으로 11승을 거둔 두산 알칸타라(28·사진)가 올해도 11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여정은 힘들었다. 7월 21일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10승 고지에 오른 뒤 승수 하나를 추가하기까지 42일이 걸렸기 때문. 그 사이 6번 도전에 나서 매 경기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지며 승리를 노렸지만 좌절됐다.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불펜이 승리를 날린 적도 있고, 팀 타선의 침묵 속에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그 사이 단 한 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QS)에 실패한 날(지난달 26일 KIA전)엔 패전을 떠안기도 했다.

6전 7기 끝에 알칸타라는 1일 한화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시즌 11승을 거뒀다. 시즌이 약 3분의 2가 지난 시점에서 지난해 자신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알칸타라에게 ‘진화’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에도 KT와의 재계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KT는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데스파이네(33)를 영입하며 그를 포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알칸타라는 이용찬(31)으로부터 포크볼을 전수받는 등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와신상담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패한 알칸타라는 이후 10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기록이었던 11승 앞에서 지독한 아홉수를 겪듯 좌절했다. 그 사이 다승왕 경쟁에서도 밀려났고, 그를 밀어냈던 데스파이네(12승 6패 평균자책점 4.19)도 앞서 나갔다.

11승을 거두며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알칸타라의 남은 시즌은 이제 모든 게 ‘커리어 하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8(리그 4위)로 지난시즌(4.01)보다 한참 낮고, 탈삼진(119개·리그 2위)은 벌써 지난해(100개)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선발의 지표인 QS도 리그 1위(18개)에 올라 있다. QS 비율이 85.7%에 이른다. 다승 1위(13승) NC 루친스키도 안정성 측면(QS 16개·80%)에서 알칸타라에게 미치지 못한다.

알칸타라는 시즌 초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한껏 어깨가 가벼워진 알칸타라가 개인 트로피를 향한 ‘행복회로’를 돌릴수록 올 시즌 4위로 다소 고전 중인 두산도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두산#알칸타라#키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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