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육사출신 장관 첫 발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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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방장관에 서욱 육참총장 지명
한미연합사 거친 대표적 ‘작전통’… 합참 근무때 9·19군사합의 등 관여
靑 “전작권 전환, 이번 인사 메시지”
박능후, 코로나 확산에 교체 유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욱 육군참모총장(육사 41기)을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집권 후반기 굵직한 국방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육군 출신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 후보자 지명에 대해 “야전과 작전 분야 전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육사 출신 장관을 발탁한 것에 대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한미동맹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 등이 이번 인사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서 후보자도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가속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육군총장이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을 거치지 않고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건 2006년 김장수 전 장관 이후 14년 만이다.

1985년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임관한 서 후보자는 1군단장, 합참 작전부장, 작전본부장 등을 거친 군내 대표적인 작전통으로 분류된다. 준장 시절엔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4월 육군총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합참에서 근무하며 전작권 전환, 9·19군사합의 등 대미, 대북 군사적 현안에 관여해왔다. 국방개혁2.0에 따른 병력감축, 군 구조개편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육군의 협조가 필요한 점도 이번 인사에서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충남 논산·해사 27기) 정경두(경남 진주·공사 30기) 장관에 이어 광주 출신인 서 후보자가 인선되면서 출신 및 지역 안배도 고려됐단 분석이 나온다.

당초 정경두 장관 후임으로 3사(14기) 출신 첫 합참의장을 지낸 이순진 전 의장이 유력하게 검토된 만큼 군 내부에선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번 인사 직전 청와대까지 다녀온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의장은 현 정부의 ‘육사 배제’ 기조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15년 합참의장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됐던 5·16을 군사혁명으로 정의한 석사 학위 논문이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현 정부의 ‘적폐청산’ 대상으로 분류된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점 등이 최종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육사 달래기 등 군심(軍心) 잡기 차원의 인사로도 볼 수 있다”며 “유력한 차기 합참의장으로 거론돼 온 서 후보자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기수 파괴’가 이뤄진 만큼 하반기 큰 폭의 군 수뇌부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국방부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면서 하반기 추가 개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문 대통령은 정경두 장관 외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교체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일단 국방부 장관만 교체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꺾이는 대로 박능후 장관 등 현 정부 출범부터 함께해 온 장관들의 피로도와 국정 쇄신 등을 고려해 추가로 개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론이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임대차 3법 등 주요 부동산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부동산대책에 대한 여론을 바꿀 필요가 있는 만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신규진 기자
#국방부 장관#서욱#육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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