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박경민 “늘 영감 얻은 베를린 필서 꿈 펼칠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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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인 첫 종신 단원된 비올리스트 박경민씨
28일 신영체임버홀서 피아니스트 손정범씨와 협연

“평생 베를린 필의 일원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최고의 관현악, 최고의 실내악, 솔로 활동으로 균형을 잡으며 활동하겠다는 제 꿈에 이보다 적합한 곳은 없으니까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종신 단원에 임명된 비올리스트 박경민(사진)이 한국 팬들을 만난다. 28일 오후 7시 반 서울 여의도 신영체임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손정범 협연으로 브루흐 ‘콜 니드라이’와 브람스 비올라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박경민은 열세 살 때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나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했고 2010년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일반부 비올라 1위를 차지했다. 2018년 28세의 나이로 베를린 필 수습단원이 됐고 지난해 11월 정단원들의 투표를 통해 종신 단원이 됐다.

베를린 필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사이먼 래틀 등 세계 정상의 지휘자들이 수석 지휘자로 재임하면서 ‘세계 최고의 앙상블’로 군림해온 오케스트라다. 그는 수습 단원이 된 뒤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아 통상 2년인 수습 기간도 4개월이나 줄였다.

“최고의 권위를 가진 악단이고, 제가 베를린에서 유학하면서 늘 베를린 필의 연주를 보고 영감과 격려를 얻었으니 다른 악단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는 베를린 필의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솔리스트로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악단 내 실내악 활동도 활발해 다방면의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베를린 필 내의 많은 실내악 팀 중 지난해 만든 ‘필하모닉 4중주단’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수습단원으로 임용되고 3개월 뒤, 그때까지 ‘상대적으로’ 무명이던 러시아 출신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베를린 필 수석지휘자로 공식 취임했다. “페트렌코는 열정이 넘치고 단원들을 한 번에 집중시키는 카리스마를 갖고 계셔요. 균형 잡힌 음악을 펼치시죠. 단원들의 큰 존경을 받고 있으니 오래 함께할 것 같아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거의 모든 오케스트라의 활동이 멈췄지만 베를린 필은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제공하는 ‘디지털 콘서트 홀’을 통해 세계 음악 팬을 만나 왔다. 그도 계속 온라인 콘서트에 참여하다가 이달 초 일시 귀국했다.

그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공부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더 크고 소리가 낮은 비올라로 바꿨다. “바이올린의 높은 소리가 싫다고 어릴 때 ‘노래’를 불렀죠. 비올라를 처음 잡은 순간부터 마치 내 목소리 같고 편안했어요.” 전석 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베를린#비올리스트#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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