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리더십으로 상륙작전 선봉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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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첫 여성 상륙함장 안미영 소령
병력 250명 탱크 12대 수송 가능한 2600t급 LST 성인봉함 지휘 맡아
아버지는 해병대, 남동생도 해군… 어릴때부터 군가 부르며 새벽구보

해군의 첫 여성 상륙함 함장(성인봉함 함장)이 된 안미영 소령이 24일 성인봉함 갑판에서 취임식 직후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의 첫 여성 상륙함 함장(성인봉함 함장)이 된 안미영 소령이 24일 성인봉함 갑판에서 취임식 직후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해군 제공
“강하면서도 섬세한 리더십으로 부하들과 늘 소통하고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되겠습니다.”

안미영 해군 소령(40·여)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군 상륙함인 성인봉함(LST·2600t) 지휘를 맡게 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안 소령은 이날 해군 최초의 여성 상륙함장에 취임했다. 2001년 여군 장교가 함정에 배치된 이래 중령급 장교가 지휘하는 함정의 첫 여성 수장이 탄생한 것이다. 현재 해군에선 구축함과 대형수송함 등에는 대령급이, 호위함과 상륙함 등에는 중령급이, 유도탄고속함 등에는 소령급이 함장을 맡고 있다. 12월 중령 진급을 앞둔 안 소령은 이날부터 직책 계급장(중령)을 달고 함장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안 소령은 “항해과 장교는 누구나 임관 시절부터 함정 지휘관을 꿈꾼다”며 “개인적으로 큰 영광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학사사관(OCS) 98기로 해군 소위에 임관한 뒤 고속정 정장과 성인봉함 갑판사관, 5전단 정작참모실 계획담당 등을 거쳤다. 어릴 적 해군기지가 있는 경남 진해의 외가를 자주 다니면서 접한 하얀 해군 제복에 매료됐다고 한다.

해병대 출신인 부친(안형호·해병 232기)의 영향도 컸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군가를 부르며 새벽 구보를 할 정도로 일찌감치 군인의 길에 관심을 뒀고, 이후 자연스럽게 해군에 입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안 소령의 남동생(안승화 소령·해사 59기)도 해군 장교로 근무 중이다.

안 소령이 지휘하는 성인봉함은 유사시 적 후방 등 목표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한편 인도적 지원이나 재난구조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250여 명의 완전무장 병력 및 상륙돌격장갑차 14대 또는 전차 12대를 싣고 최대 1만2000km 이상 항해할 수 있다.

안 소령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서 보듯이 해군 작전의 꽃은 상륙작전이고, 그 핵심 전력이 바로 상륙함”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임무를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에 결혼해 세 살 난 딸을 둔 ‘워킹맘’이기도 한 그에게 가족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그는 “잦은 출항 등 바쁜 부대 일정을 늘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남편과 딸을 돌봐주시는 시어머니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된다”며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해군·해병대에는 2300여 명(해군 1800여 명, 해병대 500여 명)의 여군 장교 및 부사관이 근무 중이다. 전체 간부 정원의 약 7% 수준으로 일부 병과(특수전, 잠수함)를 제외하면 해군의 전 분야에서 여성이 활동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군 첫 여성 상륙함장#안미영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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