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돕기 ‘순천형 권분운동’ 농촌까지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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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순천형 권분(勸分)운동’이 농촌마을까지 확산되고 있다.

순천시는 낙안면 이곡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권분상자 60개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자녀 60명에게 전달한다고 13일 밝혔다. 이곡마을 주민들은 권분상자에 여름 이불과 치약, 칫솔, 비누, 배즙 등을 넣었다. 109가구 222명이 거주하는 이곡마을은 낙안배, 맥주보리를 주로 생산한다. 주민들은 지난달 초 소외계층을 돕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도울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권분상자 취지를 설명하는 허석 순천시장의 동영상을 보고 동참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순천시에 전화를 걸어 소외계층 아동에게 필요한 물품이 뭔지를 문의한 뒤 권분상자에 담길 물품을 결정했다. 안정현 이곡마을 이장(53)은 “코로나19 극복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권분은 조선시대 흉년이 들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관청에서 부유층에게 재물 나누기를 권했던 미풍양속이다. 허 시장은 3월 순천형 권분운동을 각계에 제안했고 순천시는 그동안 5차례 권분상자를 소외계층에 전달했다. 이에 이곡마을 등 농촌마을 여러 곳이 자발적으로 권분운동에 참여하는 등 나눔이 확산되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해 선풍기 50여 대를 기부한 데 이어 올해도 이웃사랑을 실천한 이곡마을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소외계층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순천시#코로나19#순천형 권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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