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17시간만에 추경 예비심사 끝… 상임위 8곳 “원안대로”

김준일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20-07-01 03:00수정 2020-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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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독식’ 후폭풍]국회 3차 추경안 졸속심사 논란
野 빠진 예결위 3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3차 추경안 심사를 마무리짓고 3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 7분.

30일 오전 9시 48분 개회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예비심사를 마치고 산회까지 걸린 시간이다. 전날 박광온 과방위원장은 3차 추경안 심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고도 “아직 소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관계로 3차 추경안은 전체회의에 계류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방위를 제외한 15개 다른 상임위가 심사를 마무리하자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적 위기 앞에 촌각을 다투는 비상한 시국임을 감안해 오늘 의결하겠다”라며 상임위원 질의도 없이 7분 만에 7308억 원의 원안대로 의결을 마쳤다. 과방위가 산회한 시각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개회 5분 전이었다.


#2. 17시간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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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한 뒤 곧바로 가동된 16개 상임위가 예비심사를 의결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들이 심사한 금액은 35조3000억 원으로 추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6개 상임위는 초고속 심사를 하면서도 3조1031억5000만 원을 증액 의결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국회 16개 상임위에서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초유의 추경안 예비심사 의결이 이뤄졌다. 추경안이 본회의에 넘어가기 전 예결위에서 증·감액 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소관 부처 관련 사업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상임위 예비심사 절차가 사실상 사라진 것. 실제로 16개 상임위 중 8개 상임위는 정부가 제출안 원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유례없는 속도로 예비심사가 이뤄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라는 당초 추경 편성 취지도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에 책정된 예산 50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의료기관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며 책정했던 예산이다. 복지위는 이 사업을 전액 삭감하면서 “계획의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정부가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위한 화상진료장비 지원 사업에 20억 원을 편성했지만 복지위는 “원격의료 허용과 다를 바 없다”며 전액 감액을 결정했다. 그 대신 복지위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없던 사업을 만든 뒤 실직한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명목으로 1657억7400만 원을 신규로 증액했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신속한 검사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편성한 사업을 의료계와 일부 지지층이 반대하는 원격의료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한 대신 복지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자리 창출 사업을 증액해 놓은 셈이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5월 기준 실업자 수가 127만8000명인데 정부가 일자리 관련 추경으로 8조9000억 원을 책정했고 이는 과도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교육위는 코로나19에 따른 대학 등록금 환불 관련 예산을 총 2718억 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재정을 통한 대학 등록금 환불을 두고 여당은 강력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청와대와 재정당국은 직접 지원은 어렵다고 맞서면서 불협화음을 낸 바 있다. 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대학 등록금 재정 지원에 대해 “소요가 나오면 (3차 추경이 아닌) 예비비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추경으로 투입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은 각 상임위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야권에서는 ‘졸속 심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본예산에 반영해야 할 한국판 뉴딜 사업과 지역 사업이 반영되는가 하면, 통계 왜곡용 일자리 사업이 가득하다”며 “국민의 혈세를 졸속 추경안 심사로 허공에 날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신속 처리라는 청와대발 하명 앞에서 국회는 본연의 심의 절차도 생략한 채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3차 추가경정예산#예비심사#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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