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커피[내가 만난 名문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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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수 5브루잉 커피 대표
도형수 5브루잉 커피 대표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아 포터필터에 담습니다. 원두가 평평해지도록 일정한 압력을 주어 누릅니다. 우리는 더블샷 버튼을 눌러 커피를 추출합니다.’

―모모초 ‘오늘의 커피는 무슨 맛’ 중

15년 동안 매일매일 오늘의 커피 맛을 궁금해했다. 단순해 보이는 검은 액체는 복잡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어 매번 다른 결과물을 가지고 온다. 커피라 하면 바리스타가 주인공일 것 같지만, 사실 재배부터 추출까지 모든 영역에 속한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다. 커피콩을 재배하는 농부, 품질을 평가하는 커피감별사, 생두를 원두로 만드는 로스터,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바리스타.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 각 포지션의 역할이 최고였을 때 최고의 한 잔이 만들어진다.

바리스타란 추출을 잘하는 사람이라기보단 ‘과정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원두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이해가 최상의 세팅을 통해 추출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것을 ‘커피 체인’이라고도 말한다. 바리스타는 커피 하나로 모든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최상의 커피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커피가 특별한 건, 한 잔 속에 펼쳐진 수만 가지의 변수들로 그 한 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렬한 에스프레소보다 재료의 맛을 온전히 살린 브루잉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브루잉은 압력을 가하지 않고 순수하게 커피 가루와 물만으로 커피를 만드는 방식이라 깊은 맛이 살아 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내릴 수 있어 커피 마시는 일이 점점 잦아지는 요즘, 여러모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커피 브루잉은 마치 레고 놀이 같아서 정해진 답이 없다. 마음 가는 대로 블록을 쌓듯 그저 개인의 취향에 따르면 된다. 평범한 하루에 경쾌함을 더하고 싶다면,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해줄 커피에 빠져 보는 게 어떨까. 제법 특별한 일상이 펼쳐질 것이다.

도형수 5브루잉 커피 대표
#커피#그라인더#포터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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