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업금지 해제하자마자… 강남 유흥업소 직원 확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 재확산 비상]
개장 전날 청소 위해 업소 나와… 다음날 출근 안해 손님과 접촉 없어
리치웨이發 n차감염 주점 방문… 50여명 격리… 해당업소 임시폐쇄
서울시 “강화된 11개 방역수칙 적용… 위반땐 즉시 고발후 집합금지명령”

서울시가 유흥업소 집합금지명령을 집합제한명령으로 완화한 첫날 유흥업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해당 업소를 임시 폐쇄하고 추가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 가라오케 재개장 첫날 직원 확진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 건물에 입주한 가라오케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인 A 씨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14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 업소에는 출근하지 않았다. 이 가라오케는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으로 문을 닫았다가 이 명령이 해제되자 15일 개장했다. 14일에는 종업원들이 나와 재개장을 준비하며 청소했다. A 씨는 14일 가라오케에서 3시간가량 종업원들과 함께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즉각대응반을 파견했다. 또 청소에 참여한 직원 등 A 씨와 접촉한 50여 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소는 방역을 실시한 뒤 임시 폐쇄됐다.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해 만일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고발 조치와 함께 집합금지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룸살롱 등 일반 유흥시설에 내려졌던 집합금지명령을 15일 오후 6시부터 해제하고 한 단계 완화된 조치인 집합제한명령을 발령했다. 해당 업소들의 생계를 고려하되 집단 감염 우려를 줄이고 업소 주인의 책임을 더 강화한 조치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가라오케 사례는 직접적으로 유흥업소에서 발생한 사례는 아니다”라며 “유흥업소에는 기존 8개 방역수칙보다 강화된 11개 방역수칙을 적용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점서 ‘접촉 감염’ 가능성
A 씨는 이달 6일 서초구 주점 ‘응야끼도리’를 방문했다. 응야끼도리는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n차 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이 주점에는 강원 춘천시 확진자인 B 씨가 6일 0시 21분부터 오전 4시 12분까지 머물렀고 이후 이곳의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해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강남구 역삼동 명성하우징에서 일한 뒤 확진됐다.

A 씨보다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응야끼도리 직원은 근무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휴식시간에 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같은 시간대에 B 씨는 다른 테이블에 있었다. 응야끼도리 업주는 “보통 오전 1, 2시경 직원들이 주점 내 손님 테이블에서 식사한다”며 “B 씨가 앉은 곳과 직원이 식사한 테이블 사이 간격은 멀었다”고 말했다.

감염된 직원은 6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하면서 B 씨가 앉은 테이블의 서빙을 맡았다. B 씨 일행이 남기고 간 식기 등을 치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옮았을 수 있다. 비말(침방울)에 의한 직접 감염 대신 접촉에 따른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마스크만 제대로 써도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서 2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지만 종업원 중 확진자는 없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종업원들이 장시간 노출됐음에도 감염되지 않은 것은 일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김소민·홍석호 기자
#코로나19#유흥업소#리치웨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