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배정때 수백명 모여 대기… 마스크 안쓰고 1m내 다닥다닥 근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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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쿠팡 부천물류센터 방역수칙 안지켜
휴게실-흡연실서 삼삼오오 대화… 구내식당 간격지키기도 안해
300명 근무 부천 콜센터 직원 확진, 알고보니 주말 쿠팡서 아르바이트
또다른 확진자 부천 삼성화재 방문


“(직원끼리)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에서 일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출퇴근 셔틀버스나 센터 내 엘리베이터가 항상 북적거려 직원들도 많이 불안했습니다.”

23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기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는 결국 대형 집단 감염으로 번졌다. 25일까지는 3명이었으나 26일 13명으로 늘더니 27일 오후 11시 기준 69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일부 직원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해 물류센터도 언제든 집단 감염이 벌어질 수 있는 또 다른 ‘방역 사각지대’라는 게 드러났다.
○ 관련자 4000여 명… 삼성화재 사옥도 폐쇄

쿠팡 부천물류센터는 서울 및 경기 서부 지역의 신선식품 배송을 담당해왔다. 관련 확진자 역시 인천과 부천, 서울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인천에서만 30명에 이르렀다. 27일 서울에선 직원들의 가족인 강서구에 사는 세 살배기 여아와 구로구 13세 딸도 확진돼 인근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물류센터 관계자 4000여 명에 대해 모두 검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3670여 명과 외주업체 직원 약 120명, 최근 센터를 방문한 220여 명을 포함한 숫자다. 지금까지 65% 정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의 회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물류센터 직원이 삼성화재 부천사옥에 다녀간 사실도 확인됐다. 14층 규모인 해당 사옥은 이날 폐쇄 조치했다. 이 확진자는 센터를 관둔 뒤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 부천사옥에서 관련 교육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직원 “방역수칙 안 지켜”… 콜센터 직원도 확진

최근까지 물류센터에서 단기근무를 했던 근로자들은 “센터 안팎에서 거리 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모 씨는 “다른 직원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일했다. 1m 거리 두기가 유지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씨는 “마스크 착용 안내는 했지만 끼지 않는 직원이 상당수였다. 미착용을 지적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휴게실과 탈의실, 흡연실 등에선 더욱 방역에 취약했다고 한다. 최근까지 근무했던 A 씨는 “근무시간엔 대체로 마스크도 쓰고 장갑도 꼈다. 하지만 직원들이 쉬면서 마스크를 벗고 삼삼오오 밀착해서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2, 4층에 있는 구내식당에서도 간격을 지키지 않은 채 밥을 먹었다고 한다. 또 다른 단기직원 B 씨는 “한꺼번에 100여 명씩 가림막이나 거리 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 식사했다”고 했다.

인파가 몰리는 출퇴근 때도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출근해 일을 배정받을 때 수백 명이 모여서 기다렸다”고 했다. 45인승 통근버스도 대부분 만석이었다.

주말에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콜센터 직원도 확진됐다. 부천시 등에 따르면 부천시 유베이스타워 7층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원이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23, 24일 물류센터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센터가 있는 7층엔 300여 명이 근무하며,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이 벌어진 3월부터 층간 이동을 제한하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현 byhuman@donga.com·김태언 / 부천=이청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쿠팡 부천물류센터#집단 감염#방역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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