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변호사 선임하겠다”…김다운, 첫 항소심 불출석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부모 피살 사건의 피의자 김다운이 지난해 3월26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씨는 조선족 공범 3명을 고용해 지난해 2월25일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가방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2019.3.26/뉴스1 © News1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린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김다운(35)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무산됐다.

변호사 사임으로 선임된 국선변호사 대신 사선변호사를 선임한 뒤 출석하겠다는 입장에 따라서다.

21일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경필)는 강도살인, 사체유기, 강도음모 등 혐의로 기소돼 구속 중인 김다운에 대한 첫 항소심을 내달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김다운이 이날 오후 사선변호사를 선임하겠다며 출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피고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심리는 다음으로 미루겠다”고 말했다.

김다운이 다음 재판에도 불출석할 경우, 형사소송법 제 365조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이뤄진다.

궐석재판이란 피고인 없이 변호사와 검찰만 출석한 상황에서 재판이 진행됨을 말한다.

형사재판의 경우,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하기 마련인데 김다운은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기회를 보장 받았음에도 스스로 그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에 다음 재판에도 불출석할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다.

이날 국선변호사는 김다운의 이같은 입장을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해서인지 변호인석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다운의 변경된 첫 항소심은 7월2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다운은 2019년 2월25일 자신이 고용한 중국동포인 3명과 안양지역에 거주하는 이씨 부모 자택에 침입, 이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금 5억원과 고급 수입차의 매매증서를 빼앗은 혐의도 받았다.

김씨는 이씨 부모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 속에 유기했고, 이튿날 냉장고를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지역의 한 창고로 옮겼다.

김씨는 사건 당시, 이씨 부모 자택에서 가로챈 돈가방에서 고급 수입차의 매매증서를 확인한 뒤 이씨의 동생에게 접근해 납치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지난 3월 “김씨가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이씨의 부모를 무참히 살해했고 이를 위해 범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도 했다”며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무기징역 선고에 대한 원심 판결에 불복한다는 취지로 같은 달 20일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김씨 역시 양형부당의 이유로 항소제기를 하며 맞대응했다.

김씨는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고 내가 괴물로 추락하는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