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경품 이벤트 주최측-당첨자 절친? 명지대 총여학생회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2월 23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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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프로, 에어팟 2세대, 노스페이스 패딩 등 걸고 종강 이벤트
당첨자는 단과대 학생회장·부학생회장
총여학생회장 “친분 있지만, 사사로운 감정으로 준 건 아냐”

경기도 용인에 있는 명지대 자연캠퍼스 총여학생회가 종강을 맞아 진행한 이벤트가 논란에 휩싸였다.

1·2등에 해당하는 고가의 경품 당첨자에 단과대 학생회장·부학생회장이 뽑히면서, 선정 절차에 의심을 품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벤트 기간도 짧은데다가 홍보도 미비했고, 당첨자들이 총여회장·부회장과 절친, 룸메이트, 동기 사이라는 주장까지 SNS를 통해 터져 나오면서 지인들끼리 짬짜미로 나눠가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총여학생회 측은 “사사로운 감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명지대 자연캠퍼스 총여학생회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해를 마무리하며 2019년을 되돌아보고 2020년의 새로운 계획을 총여학생회와 공유해보자”는 내용의 이벤트 공지를 올렸다.

참여 방법은 ‘카카오톡에서 총여학생회 계정을 ‘친구추가’ 한 다음 2020년 계획, 2019년 행복했던 기억 등을 적어 해당 계정에 메시지로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벤트는 17일 단 하루 동안 진행됐다. 응모 시간은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30분으로 짧게 한정, 이 시간이 지나서 보낸 메시지는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경품으로는 에어팟 프로, 에어팟 2세대, 노스페이스 패딩 등 고가의 제품을 내걸었다.
논란은 18일 이벤트 당첨자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2세대 경품 당첨자가 한 단과대학의 부학생회장·학생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포함해 당첨자들이 총여회장·부회장과 절친, 룸메, 동기 사이라는 주장이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이 일자 총여회장 A 씨는 ‘명지대 대나무숲’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당첨자와) 사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사로운 감정이 섞이지 않았음은 명백하다”며 “저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참여자들을 이벤트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사연을 보고 결정했다. 오해의 소지를 만든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선정 절차에 대해서는, 1차로 친구추가를 하지 않은 응모자를 제외했고, 2차로 200자 이하의 내용을 응모한자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총 48명의 응모 중에 29명을 추려 그중에서 사연을 보고 당첨자를 뽑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200자 이내 사연 제외는 ‘사전 조건’에 없었던 점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총여학생회는 20일 해명문을 통해 “행사 기간이 짧아 포스터를 부착하기 보다 SNS나 과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각 과 회장들이 있는 단톡방에 행사 내용을 전달했다”며 “학우들에게 전달이 잘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사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학우들이 있다는 것을 끝나고 알게 됐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행사를 공지하지 않은 점과 미비한 홍보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200자 이내의 사연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연을 읽고 결정하는 만큼 짧은 사연보다는 긴 사연이 경품을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긴 사연이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내용을 읽어보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해당 사연을 공개했다.

총여회장 A 씨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나 이번 행사로 불편을 겪은 학우들께 죄송하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경품들은 당첨자들 의견에 따라 전부 다시 받아 환불 처리하고 학교 측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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