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산분리 완화 반대 의원 직접 설득나선 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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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수석, 이학영 의원에 전화… “8월내 법안 통과 협조”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설득 방안도 검토

청와대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 이달 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뜻을 최근 당정에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기 플랜인 혁신성장을 제대로 밀어붙이려면 당정이 제대로 협조하라는 메시지다.

2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해온 이학영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내용으로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 수석이 특례법 통과가 왜 필요한지 이 의원에게 설명하고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특례법이 이달 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24일 열리는 법안심사 1소위 관문을 먼저 넘어야 한다. 앞서 주무 기관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특례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이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수십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이 의원과 친분이 있는 한 수석이 나섰다.

앞서 이달 비공개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 의원 등을 설득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고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조찬을 하며 설득했던 전례를 감안했다는 것.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청와대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규제 완화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한번 밀리면 다른 규제 완화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했다.

아직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20일 정책의총에서도 이 의원을 비롯해 제윤경 박용진 의원의 문제 제기로 당론 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전방위 드라이브에 따라 이 의원이 결국 24일 소위에서 특례법 통과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과 함께 정무위 법안심사 1소위에 속해 있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규제 혁신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특례법이 24일 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례법에 부정적인 다른 의원들도 공식적으로는 ‘재벌 특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논란을 끌고 가서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빠르게 이견을 좁히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차원에서도 전방위 설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지난주 여야 간사단과 동행한 스위스 핀테크 산업현장 출장에서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게 특례법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며 법안 통과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인터넷은행법#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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