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막내’ 조영욱… 충돌 피하지 않고 공 향해 돌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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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9분 GK 달려드는 것 보고도 충돌 피하지 않고 공 향해 돌진
2-0으로 앞서는 결승골 PK 얻어

대표팀의 막내는 용감했다. 상대 골키퍼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지만 그는 눈을 질끈 감고는 공을 향해 머리를 내밀었다. ‘퍽’ 소리가 관중석까지 들릴 정도로 강한 충돌이었다. 심판은 골키퍼의 반칙을 선언했다. 그가 온몸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은 귀중한 결승골로 이어졌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열린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대표팀의 유일한 1999년생 막내 조영욱(18·고려대)은 ‘강심장 공격수’로 거듭났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전반 39분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던 그는 동료의 긴 패스가 땅에 맞고 튀어 오르자 헤딩을 시도해 자신의 진로를 막고 충돌한 골키퍼의 반칙을 이끌어냈다. 조영욱이 얻은 페널티킥은 백승호(FC바르셀로나)가 성공시켰다. 충돌 후 2분여간 일어나지 못했던 조영욱은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가 치료를 받은 후 재투입됐다. 선제골을 내준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가 계속되던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조영욱의 투혼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 조영욱은 이번 대회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지만 탁월한 연계 능력과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적극적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고 있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팀의 ‘소리 없는 영웅’인 셈이다. 신태용 감독은 “조영욱은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전방에서 볼을 잘 지켜내면서 이승우(FC바르셀로나)와 백승호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칭찬했다.

조영욱은 2015년 FIFA 17세 이하 월드컵 당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아픔을 겪었다. 그는 “2년 전의 아픔이 나를 더욱 독하게 만들었고 발전의 계기가 됐다. 지금은 소중한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만큼 팀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조영욱#20세 이하 월드컵 조별 리그#이승우#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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