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트럼프 사위, 장인과는 다른 ‘젠틀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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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인수위 준비’ 역할 맡아
유대계… 부친은 유명 부동산사업가… 언론, 하버드大 기부입학 의혹 제기




도널드 트럼프(70)가 사위인 재러드 쿠시너(35·사진)에게 정권인수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쿠시너는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35)의 남편으로 주간지 뉴욕옵서버 발행인을 맡고 있는 트럼프 최측근으로 꼽힌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쿠시너에게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 전당대회 총괄책임자와 함께 정권인수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 플랜을 마련하고 조용하게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호프 힉스 캠프대변인도 “인수위 지도부는 향후 몇 주 내에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권을 염두에 두고 이미 대권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월간지 배니티페어에 따르면 유대계인 쿠시너는 요란한 장인과는 많이 다른 ‘젠틀맨’으로 불린다. 뉴저지 주의 유명 부동산개발업자인 찰스 쿠시너가 아버지다. 뉴저지 주의 유대계 사립고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뉴욕대 로스쿨과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고교 시절 하버드대에 진학할 만한 성적이 아니어서 아버지가 하버드대에 25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기부해 입학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쿠시너는 2006년 25세 나이에 뉴욕옵서버를 1000만 달러(약 116억 원)에 인수하면서 주목받았다. 당시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제임스 맥그리비 전 뉴저지 주지사 등 당을 가리지 않고 많은 정치인을 후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던 아버지가 차명 기부와 선거자금 조사 방해 혐의로 수감돼 있던 때였다. 주변에선 가업을 물려받으려던 쿠시너가 정치를 염두에 두고 언론사를 인수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2009년 동갑내기인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와 결혼한 후 뉴욕옵서버에선 트럼프를 비롯한 부자들에 대한 비판 기사가 사라졌다. 3월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유대계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서는 뉴욕옵서버의 켄 커슨 편집장이 트럼프의 연설문 작성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거친 즉석연설을 즐기던 트럼프는 당시 이례적으로 연설문을 사전에 배포했고 “이방카가 곧 예쁜 유대인 아기를 낳을 것이다” “유대인들의 영원한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미대사관(현재 텔아비브에 위치)을 옮기겠다”는 전략적이고 감성적인 발언을 했다. 유대계인 쿠시너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쿠시너가 장인 트럼프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정치적 야망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3일 인디애나 주 경선에서 압승한 후 “재러드는 기업인으로서도 성공했지만 부동산보다 정치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트럼프#사위#하버드#기부입학#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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