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없는 개각… 집권 3년차 서민경제 좀 살려달라”

고성호기자 , 이기진기자 , 정승호기자 입력 2015-02-22 03:00수정 2015-02-22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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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설 민심]
본보 기자들이 들어본 민심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설 연휴 차례상에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설 연휴 직전 발표한 개각에 대해선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꽁꽁 얼어붙은 체감 경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했다. 국회 인준 과정에서 난항을 겪은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에 대해선 지역별로 평가가 엇갈렸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설 연휴 기간 전국에서 접한 민심의 소리를 담았다.

○ “경제 살려 달라”


수도권의 민심은 싸늘했다.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64)는 “대통령이 말만 하지 말고 세금 문제부터 뜯어고쳐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일갈했다.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32)는 “연휴 기간 가족들과 찜질방 등을 다녔는데 한마디로 ‘불경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경기 침체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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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차모 씨(48)는 “부가가치세 기준이 바뀌면서 중대형 식당은 매월 100만∼200만 원가량 환급을 못 받고 있다”며 “집권 3년 차인 박근혜 정부가 이제는 경제 살리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이모 씨(45·여)도 “설 연휴에 모인 친척들 모두 ‘연말정산도 엉터리였고 전세난은 계속되는데 대통령은 뭐 하고 있느냐’는 얘기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김모 씨(38)는 “국가 경제도 문제지만 지역 경제도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며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주문했다.

경남 사천시의 주부 박모 씨(45)는 “연말정산 문제를 포함해 상당수 정책이 서민보다는 부자를 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 TK에서도 우려의 목소리

대구 경북(TK)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하지만 TK 민심도 냉소적이었다. 드러내 놓고 박 대통령을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구에서 자동차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직은 기대를 갖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TK 민심도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도 “대통령이 소통을 못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자신감을 갖고 잘해 줬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걱정했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은 “국민은 대통령이 나라를 통합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이런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작은 실책도 큰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 연휴 직전 개각에 대해선 쓴소리가 많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최모 씨(52)는 “개각 폭이나 수준을 보니 박 대통령이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에 사는 노모 씨(67·여)는 “새로 지명한 장관 후보자 가운데 현직 국회의원이 2명이나 있던데 무슨 ‘의원내각제’를 하는 것이냐. 인사에 감동이 없다”고 했다.

○ 이완구 총리 평가 ‘의구심’ vs ‘기대’

이 총리는 설 연휴 직전에 힘겹게 국회 인준을 통과했다. 국회 인준의 고비를 넘은 이 총리에 대해선 지역별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선 충청권 차례상에서는 충청 출신인 이 총리의 취임이 최대 화두였다고 한다. 이 총리의 고향인 청양군과 홍성군 일대 도로변 곳곳에는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홍성군에 거주하는 이모 씨(66)는 “이 총리가 ‘섬김’이라는 충청도 정서와 자신이 갖고 있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박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성공적으로 국정을 수행한다면 (2017년)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충청권에선 이 총리에게 반대표를 던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청양군 읍내리에 사는 명모 씨(52)는 “충청도 총리가 나오는데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반대표를 던진 충청권 야당 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 때 타격을 좀 받을 것”이라고 별렀다. 경남 창원시의 박모 씨(61)는 “수십 년이 지난 가족사와 개인사까지 들춰내는 식의 청문회는 이제 좀 바뀌어야 한다”며 도덕성 검증에 치우친 국회 인사청문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리를 바라보는 호남의 민심은 대체로 싸늘했다. 광주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심모 씨(42)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터진 각종 의혹과 언행을 보면 총릿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연 정부의 각 부처를 통할하고 국민을 상대로 행정을 펼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호남권에선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향후 진로에 대한 관심이 컸다. 자칫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보인 내부 갈등으로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 북구 용봉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58)는 “호남과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호남 신당이 필요하다거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호남이 다시 단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 / 대전=이기진 / 광주=정승호 기자

#민심#서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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