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정부 공약 4년만에 2015년 완전 실현

김희균기자 입력 2015-02-05 03:00수정 2015-02-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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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 성과와 발전 방향 좌담회
반값등록금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이 완성되는 올해를 맞아 이 정책과 관련된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전문가와 학생들이 국가 장학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제공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건 소득 연계형 반값 등록금 정책이 추진 4년 만인 올해 완성된다. 2011년 등록금 총액(14조 원)을 기준으로 할 때 올해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액이 절반(7조 원)으로 떨어지는 것. 정부가 3조9000억 원, 대학이 3조1000억 원을 부담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반값 등록금을 체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을 반값 등록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누구나 등록금을 반만 낸다’는 식으로 오해한 영향이 크다. 이에 국가장학금과 관련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반값 등록금 정책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전진석 교육부 대학장학과장, 남수경 강원대 교수, 이경미 한국교육개발원 대학평가연구기획실장과 대학생 3명이 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국장학재단에 모였다.

○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큰 변화”

서강대 4학년인 이정욱 씨(28)는 경북 상주의 시골 마을 출신이다. 집값이 70만 원에 불과할 정도의 기초생활수급가정이라 대학은 언감생심이었다. 아예 공부에 대한 꿈을 꾸지 않던 이 씨는 뒤늦게 대학에 꼭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한 친척이 1년 치 등록금을 도와주기로 해 고3 때부터 뒤늦게 입시 공부를 시작했고 2006년 홍익대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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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당시에는 국가장학금은커녕 담보나 보증인이 없으면 등록금 대출도 안 됐기 때문에 가난한 친구들은 대학에 갈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었다”면서 “4학년 2학기에 처음으로 사랑드림장학금이라는 국가장학금이 생겼고, 이후 국가장학금이 늘어나면서 다른 학교로 학사편입을 해 미래에 대한 꿈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씨 같은 저소득 가정 학생들이 학업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 국가장학금 제도의 성과라고 말한다. 곽 이사장은 “국가장학금의 취지는 경제 여건과 상관없이 꿈과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라며 “특히 도움이 더 필요한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많은 돈을 지원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2학년 차유진 씨(20)는 “국가장학금과 학교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기숙사 장학금으로 주거를 해결하면서 교내근로장학금으로 생활비도 벌고 있다”면서 “우리 집은 지방의 차상위 계층이어서 부모님의 부담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려면 어려웠을 텐데 국가장학금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장학 제도의 다각화 필요

전문가들은 대학 등록금에 투입하는 정부 예산의 규모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제는 이를 효율적으로 재구조화하고, 입학 및 취업과 장학제도를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등록금은 개인적으로 조달해야 했다”면서 “장학재단 설립을 통해 국가장학금 지원과 든든학자금 대출이 이뤄지면서 다른 나라가 30∼40년간 만든 장학제도를 단기간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경미 실장은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이 총 11조 원인데 이 가운데 장학 재원이 4조 원에 육박한다. 국가장학금이 도입되기 전에는 0.5%도 안 되던 장학금 비율이 몇 년 사이에 40% 가까이 늘었다”면서 “이제는 장학금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무상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의 적정 비율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무상 장학금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퍼 주기’라는 비판도 커지고, 학생들도 이를 당연히 받는 복지 혜택으로 여겨 수혜자들의 책무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 자녀 장학금을 통해 무상으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서울대 1학년 김건우 씨(19) 역시 “지금 대학생들은 과거에 국가장학금을 못 받았던 세대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또래끼리 얼마를 받느냐를 비교하면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는다’라고 불평한다”면서 “국가의 장학 지원에 대한 책무성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장학금을 취업까지 연계하기 위해 근로장학금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가난한 가정의 학생들은 대외 활동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면서 “교내외 근로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학교 활동에 나서게 하고, 교수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게 하고, 학교와 사회에 대한 두려움까지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근로장학금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진석 과장은 “2012년에 800억 원에 불과하던 근로장학금을 올해 2000억 원까지 늘렸다”면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분석이 많아 적극적으로 늘려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반값 등록금#한국장학재단#근로장학금#장학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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