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유학파 호텔리어 지망생, 연말 호텔 숙박권 ‘먹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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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없이도 예약완료 메일’ 악용… 17명에 팔아 732만원 챙겨

그의 꿈은 호텔리어였다. 잘빠진 정장을 입고 손님에게 기분 좋은 미소와 친절한 서비스를 건네는 특급 호텔 지배인을 꿈꿨다.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배우고 재학 중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을 때만 해도 그는 꿈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특급 호텔에 취직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홍모 씨(32)는 실업자 신세로 용돈을 벌겠다고 나서면서도 범죄에 호텔을 이용했다. 서울 A호텔에선 실제 결제를 하지 않아도 신용카드 번호만 알려주면 ‘예약 완료’ 메일을 보내 준다는 점을 노렸다. 그는 9월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중고 카페에 “우리 회사가 호텔과 제휴해 싼값으로 예약한 숙박권을 판다”는 글을 올렸다. 크리스마스나 주말 등 특별한 날에 호텔방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은 서둘러 30만∼100만 원을 입금해 주고 홍 씨가 받았던 예약 완료 메일을 넘겨받았다. 피해자 17명은 이용일이 다가오자 예약 확인차 호텔에 전화했다가 ‘숙박비가 결제되지 않아 예약이 취소됐다’는 말을 듣고서야 속은 것을 깨달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런 수법으로 732만 원을 챙긴 홍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호텔 숙박권 사기#호텔리어 지망생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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