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핀테크 혁명중… 한국은 新금융 구경만

동아일보 입력 2014-11-04 03:00수정 2014-11-0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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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대출 등 금융-IT 융합 가속… 전문가들 “은행점포 10년뒤 半으로”
한국, 칸막이 규제가 투자-창업 발목… 일자리 창출 막고 금융사 존립 위협
한국의 벤처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올해 말 내놓을 예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토스’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송금·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으로 계좌이체를 하려면 공인인증서 인증, 보안카드 번호 입력 등 11단계 이상을 거쳐야 했지만 토스는 회원 가입 뒤 송금액 및 수신자 입력, 비밀번호 인증 등 3단계만 거치면 된다. 올해 3월 베타 서비스 기간에 별다른 홍보 없이 5000여 명이 이용해 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에서 창업자금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이 회사의 이승건 대표는 “현재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국내 벤처캐피털은 금융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결국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온 해외 투자자에게서 투자를 받았다”며 “그 투자자는 2시간 정도 우리 측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그 자리에서 1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자금융업을 하려면 법적으로 5억∼50억 원의 최소자본금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봉쇄돼 있다”며 “한국에서는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창업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으로 세계 각국에서 핀테크를 기초로 한 ‘금융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계와 벤처기업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와 관행에 묶여 이런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존립이 위태로워지고 이와 관련된 수십만 개의 고급 금융서비스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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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국내 금융사의 스마트금융담당 임원, 민관 전문가 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63%(19명)는 “10년 뒤면 지금 있는 시중은행 점포 절반 이상이 사라지거나 미래형 점포로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또 70%는 5년 내에 결제·송금은 물론이고 예금·대출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모바일 등 비(非)대면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정보 보호, IT산업과 금융산업 간의 칸막이 규제, 1993년에 만들어진 금융실명제 등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가 금융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새로운 ‘금융혁명’의 파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업 간 벽을 허무는 과감한 규제완화로 기업들이 신산업에 뛰어들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핀테크의 발전은 국내에서 새로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핀테크(FinTech) ::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결제와 송금, 예금·대출, 자산관리 등의 업무를 스마트폰,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혁신 금융기술을 뜻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신생 금융회사들이 핀테크를 활용해 기존 금융권 영역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별취재팀
#핀테크#모바일#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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