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날 총기 자살 경찰 간부…“업무 스트레스 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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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지구대 격무 호소, 근무지 이동 희망도

당직 근무 도중 총기로 자살을 기도한 경찰 간부가 끝내 사망했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 8분께 근무지인 용봉지구대 2층 체력단련실에서 머리와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동료 경찰관에 의해 발견된 A(48) 경위가 2일 오후 8시 30분께 숨졌다.

A 경위는 광주의 한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에 총알이 관통하고 출혈이 심해 뇌사 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하루 만에 숨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A 경위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A 경위가 다리를 먼저 쏜 뒤 머리에 총을 겨눈 것으로 추정되며 뇌 부위 총상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설명했다.

A 경위는 오는 7월 인사를 앞두고 자신의 집 근처에 위치한 다른 지구대로 옮기고 싶다는 뜻을 동료에게 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경위가 근무한 용봉지구대는 대학가와 유흥가가 밀집돼 있어 112 신고 사건이 연간 8100건에 달하는 지역으로 그는 평소 가족들에게 지구대의 격무로 힘들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A 경위가 반복된 야근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에 따르면 A 경위는 평소 말수가 적은 성격으로 사건 당일에도 별다른 대화 없이 혼자 업무를 봤으며 이전에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다.

숨진 당일 근속 승진한 A 경위는 3년 전 광주 북부경찰서로 받아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당직 수당이 있는 지구대 근무를 희망해, 지난해 용봉지구대로 발령받은 뒤 소속 팀을 한 차례 옮겼다.

또한, A 경위는 최근 보증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89년 경찰에 입문한 A 경위는 범인 검거 등으로 20여 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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