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징후]“北, 개성공단 사업권 3국에 넘기는 방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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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토지이용권 박탈할 수도… WSJ “北에 악용되는 개성공단 폐쇄를”

북한이 현대아산이 갖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권 등을 제3국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에 이어 개성공단까지 불법적으로 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중국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지도부가 개성공단 사업권을 다른 나라나 기업에 위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은 개성공단을 어떻게 활성화할지를 고민해왔다”며 “2008년 대북전단 살포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2000년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 건설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해 공단용지 65.7km²에 대한 사업권을 확보했다. 북한이 사업권을 넘기면 현대아산이 보유한 50년 토지이용권도 함께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 전체 용지 가운데 현재까지 개발이 완료된 면적이 5%(3.3km²)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한국이 자신들의 추가 개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한국이 계약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개발은 1단계 용지 조성 이후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2, 3단계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그해 남북관계 악화로 북한의 12·1조치 발동, 2010년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개성공단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한국의 5·24조치 등으로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소식통은 “제3국에 사업권을 넘기면 남북관계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통신(通信) 통행(通行) 통관(通關) 등 3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이미 입주한 한국 기업들도 더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북측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잠정 중단’ 이틀째인 1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남측 근로자 110명과 중국인 근로자 1명이 복귀했다. 남은 인원은 297명이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자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 유지에 악용되는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개성공단 조업 중단 조치는 위기를 조성해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협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조영달 기자 koh@donga.com
#북한#미사일#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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