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또만나/반또 인물]‘논란의 정치인’서 ‘예능 우량주’ 된 강용석 前의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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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서 인지도 높여 꼭 정계 복귀… 사회 변혁시키는 큰 권력, 대통령이 꿈”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용석 전 의원에게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망가지는 진짜 이유’를 묻다.

강용석 전 의원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보는 사람에게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인물이다. 그의 긍정과 자기 확신은 정상의 범위를 살짝 벗어난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그런 인물됨과 별도로, 그를 둘러싼 소동과 논란이 반사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퍽 그로테스크하다. 한때는 사회적 매장을 시켜야 할 패륜범 취급을 하더니 어느새 ‘예능 우량주’로 대접한다. 당사자는 자기 자신과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SNL코리아 녹화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유가 뭔가.

“방송에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정말 정계 복귀를 위해서 하는 거다. 나는 지금이 ‘정치 방학’이라고 생각한다. 방학 때 공부 열심히 해야 성적이 팍 뛰지 않나. 초선 때 굉장히 아쉬웠던 게 대국민 인지도였다. 지금은 여기저기서 나를 불러준다.”

―방송에서는 주로 자기희화화를 하면서 웃음을 주는 역할인데 부담되진 않나.

“내가 나름 학력이 받쳐주니까 어느 정도 망가져도 괜찮지 않을까(그는 서울대 법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뻔뻔하다’든가 ‘또라이 같다’는 이미지도 극복할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약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자기 개성을 바꾸려는 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안철수는 안철수라서 인기를 끄는 것이고 강용석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섭외 온다고 다 나가는 건 아니고 선택을 한다. 흔히 ‘떼 토크’라는 데 패널로는 안 나간다. 나가서도 작가들이 써주는 대로 하지 않고 나만의 시각을 담는다.”

―얼굴이 비호감이라는 얘기도 있다. 겸손하게 생긴 건 아니잖나.

“서민처럼 생겨야 정치에 유리하다, 아니다 하는 말들은 무의미하다.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아주머니도 있고 YS DJ JP는 모두 당시 기준으로 굉장한 미남이었다. 세간의 평에 휘둘리면 안 된다.”

―그렇게까지 정치를 하고 싶은 이유가 뭔가.

“이루지 못한 꿈은 슬프니까. 처음 시민단체 활동을 해보니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하는 일들이 많더라. 그래서 국회의원이 됐는데, 이것도 하다 보니 더 근본적인 권력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대통령.”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

“역시 간단하게 말하면 부국강병. 사람들이 편안하고 잘사는 사회, 강대국 사이에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라. 근본적으로는 남북통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사실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대륙과 연결됐을 때 어떤 가능성이 생길지 생각해보라.”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았었다. 여론관을 들려 달라.

“한때는 기사와 댓글 내용이 ‘너 왜 빨리 안 죽냐’는 수준이었다. 여론은 시계추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쪽저쪽으로 확 쏠린다. 자기중심이 없으면 그것만 쫓다가 끝날 수 있다. 국민의 뜻을 파악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인 건 맞는데, 그걸 선도하고 변화시키는 게 큰 정치 아닐까. ‘국민의 뜻’이라는 말만 자꾸 얘기하는 정치인은 사기꾼이라고 본다.”

―언제 정계 복귀하나.

“계획하는 건 없다. 시나리오를 세운다고 그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기회가 오겠지. 다만 10년 뒤, 20년 뒤 미래의 나라면 어떻게 되돌아볼까 라는 기준으로 눈앞의 일을 판단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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