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보다 뜨겁던 그 희생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 Array
  • 입력 2013년 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故 김형성 소방위-김상민 상방 합동 영결식

“하늘나라는 위험하지 않을 거야.” 고 김형성 소방위의 유족이 영정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왼쪽) 김상민 상방의 영정이 영결식장을 떠나자 유족은 오열했고 동료들은 슬픔 속에서 거수경례로 마지막 예를 갖추고 있다. 고양=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하늘나라는 위험하지 않을 거야.” 고 김형성 소방위의 유족이 영정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왼쪽) 김상민 상방의 영정이 영결식장을 떠나자 유족은 오열했고 동료들은 슬픔 속에서 거수경례로 마지막 예를 갖추고 있다. 고양=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살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2일 오전 10시 고 김형성 소방위(43)와 김상민 상방(22)의 합동 영결식이 열린 경기 고양시 일산소방서 차고. 소방악대의 ‘장송행진곡’ 연주가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영정이 놓인 하얀 단상 위에는 고인들이 평소 입었던 정복과 모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영정 속 고인들은 가족과 동료들에게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듯 미소 짓고 있었다.

영결식은 유족들의 오열 속에 일산소방서장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순직 소방관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장의위원장인 김권운 일산소방서장이 조사를 읽어 내려가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김 상방의 아버지(54)는 사진 속 아들을 바라보며 “아들아 잘 가라. 미안하다”라며 울먹였다. 어머니(53)는 사진 앞에서 주저앉아 오열했다.

검은색 정복 차림으로 식장 뒤쪽에 도열해 있던 동료 소방관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애써 눈물을 삼키던 소방관들 사이에서 끝내 ‘꺼이’ ‘꺼이’ 통곡 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료 소방관들은 “가슴이 찢어질 듯 파고드는 지독한 연기,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 혼자 남겨둬 죄송하다”라며 가슴을 쳤다. 고인들을 실은 2대의 운구 차량은 도열한 동료들의 경례를 받으며 소방서를 빠져나갔다. 마지막 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소방대원들은 고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결코 잊지 않겠다”라며 흐느꼈다. 운구차는 벽제에 있는 서울시립 승화원으로 향했다. 유해는 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순직 소방관들에게는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김 소방위는 2012년 12월 31일 일산서구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중 후배 소방관 2명을 먼저 대피시키고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했다. 김 상방은 일산동구 화재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12일 만인 같은 달 29일 숨졌다.

○ 에쓰오일, 유가족에 위로금

에쓰오일은 화재 진화 도중 순직한 고(故) 김형성 일산소방서 소방위 유가족에게 위로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양=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소방관#영결식#김형성#김상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