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박근혜 vs 문재인]文 “安측 포함 통합 선거진용 구성… 정권교체 후에도 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 후보 등록후 회견… 安지지층 끌어안기에 초점

文, 서울 선림사 찾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사퇴 다음 날인 24일 서울 은평구 선림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제공
文, 서울 선림사 찾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사퇴 다음 날인 24일 서울 은평구 선림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제공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5일 “안철수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 됐다”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을 마친 뒤 첫 기자회견에서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보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는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 단일후보로 등록하기까지 안 후보의 큰 결단이 있었다. 고맙다는 마음 이전에 커다란 미안함이 있다”며 “안 후보의 진심과 눈물은 저에게 무거운 책임이 됐고, 저의 몫일 수도 있었을 그 눈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전 후보와의 회동에 대해선 “이미 만나자는 제안을 드렸다”며 “안 후보가 지방에 가셨기 때문에 안 후보의 형편이 되는 대로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와의 통화 여부를 묻자 “최대한 예의를 다 갖춰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직접 통화가 이뤄지진 않은 듯했다. 문 후보가 24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전날 사퇴한 안 전 후보를 배려한 것이라고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문 후보는 안 캠프와의 연대 방식에 대해선 “안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후보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국민연대를 이루고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함께하는 통합의 선거 진용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을 껴안기 위한 정책연합의 정신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양쪽 후보의 정책이 99%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복지나 통일외교안보 정책 등 합의했던 정책들은 최우선 순위를 두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 측은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공동선대위원장단 10인 총사퇴’를 결의했다.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이 참여하는 제2의 통합형 공동선대위 구성을 위해서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측과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저희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캠프는 안 캠프에 선대위 참여를 압박하기보다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방침이다.

문 캠프 허영일 부대변인은 24일 영화 ‘완득이’의 배우 유아인이 트위터에 “안철수 비난한 것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것은 야권 또한 마찬가지”라고 쓴 글에 대해 “무겁게 경청한다”는 논평을 내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문 후보는 25일 회견에서 대선 전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총선에 출마할 때 ‘대통령에 출마했다는 것만으로 그만두지는 않겠다’고 유권자들께 약속드렸다”며 “저도 결국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예감을 갖고 있지만, 그 시기는 대통령 당선 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특히 ‘야권 단일후보’를 힘주어 말했다. 새누리당이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가 아니다”고 비판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 뒤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26일 충청도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27일 부산 방문을 결정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역대 대선에서 충청도가 결정하는 후보가 승리했다. 본선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충청권 민심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남희·손영일 기자 ir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