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로 몰리는 새내기 법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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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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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법무관 올해 5대1 경쟁… 정년보장-법조경험 매력

‘새내기 변호사들 때문에 군(軍) 장기 법무관이 최고 인기 직종으로….’

수도권 모 부대에서 근무하는 A 대위는 최근 현역 장교를 법무관으로 양성하는 ‘법과대학 위탁 교육생’ 지원 계획을 포기했다. 내년도 선발 인원이 전군에서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법과대학 위탁 교육 제도는 현역 장교에게 학비를 지원해 장기 법무관으로 양성하는 제도. 국방부는 부족한 장기 법무관 지원자를 대신하기 위해 2007년 11명을 비롯해 매년 5명 안팎의 법과대학 위탁 교육생을 선발해 왔다.

하지만 사법시험 합격자가 늘고 로스쿨 졸업생들이 쏟아지면서 그동안 인기 없었던 군 장기 법무관직에 새내기 법조인들이 몰림에 따라 법대 위탁교육의 필요성이 급감했다. 올해 27명을 뽑는 장기 법무관에 몰려든 법조인은 사법연수원 및 로스쿨 출신을 합쳐 127명으로 경쟁률이 5 대 1에 달했다. 지난해 선발인원 20명에 16명만 지원해 미달 사태를 빚은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장기 법무관은 대위로 임관해 최소한 5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신규 법조인들이 군에 몰리는 이유는 올해만 사법연수원 수료생과 로스쿨 졸업생 2400여 명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취업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 서울 지역 로스쿨 졸업을 앞둔 최모 씨(28)는 “등록금 6000만 원을 들여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백수’가 되는 선배들을 보며 정년이 보장되는 군대로 눈을 돌리는 동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기 법무관으로 복무하면서 쌓은 경험을 전역 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예비 법조인들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판사 임용 전 일정 기간 법조 경력을 쌓도록 법원조직법이 7월 개정되면서 국방부는 “장기 법무관으로 활동하며 재판 및 수사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영역을 경험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장기 법무관 복무는 병역에 해당하지만 여성 지원자도 늘고 있다. 올해 장기 법무관으로 선발된 류가영 대위(29·여)는 “수료 즈음 취업 시즌을 맞이한 사법연수원생들이 직업적인 안정성을 선호해 군대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법무관#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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