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잠적 ‘머리끄덩이女’ 자진출석…“평소 가보고 싶은 곳 원 없이 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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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바로 구속영장 청구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조준호 당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머리끄덩이녀’로 불린 박모 씨(24·여·사진)가 27일 오전 11시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에 자진 출석했다. 박 씨는 “당시 언론에 얼굴이 너무 많이 나와 불안해서 도망 다녔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이 됐고, 조 전 대표에게 사과하고 처벌 받을 마음이 들었다”고 자진 출석 이유를 밝혔다. 또 “(26일) 지명수배가 내려진 것과는 무관하다”며 “이번 주에는 자진 출석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조 전 대표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본보 27일자 A6면 파마한 뒤 꼭꼭 숨은 ‘머리끄덩이女’ 결국…

박 씨는 출석 시간에 맞춰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의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친 후 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미리 통합진보당 측으로부터 “박 씨가 자수하러 갈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달 대전의 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한 것으로 확인된 박 씨의 머리는 많이 풀린 상태로 어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파란색 반팔 셔츠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사태 때 공개된 얼굴 사진과는 얼핏 봐서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2010년 경기 이천시의 한 농업대학 특용작물과를 졸업하고 농사를 지으며 통합진보당 이천시 지역위원회 회계책임자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경찰에서 “평소 가 보고 싶은 곳을 원 없이 가 봤다. 경포대도 다녀왔다. 이동할 때는 주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평소 가지고 있던 현금을 가지고 아껴 가면서 생활했다”며 “잠도 찜질방에서 잤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씨는 그동안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거주지인 이천과 가족이 사는 부산을 피해 연고지가 없는 곳을 골라 전국을 돌아다녔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폭력 행사, 의사진행 방해, 단상 점거 등의 범행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사전에 모의해 조직적으로 방해를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린다. 경찰은 그간 박 씨의 도피 행적 및 도피 자금 출처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채널A 영상]통진당 폭력사태 ‘머리끄덩이녀’ 정체는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머리끄덩이녀#통합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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