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에 이어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등 유럽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유독 현대차그룹만 실적 호조세를 보여 주목된다.
18일 발표한 신한금융투자의 ‘5월 유럽자동차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전체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한 115만대를 기록했다. 유럽 자동차 판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5개국(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판매는 83만700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7.3% 하락했다. 특히 프랑스(-16%)와 이탈리아(-14%)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도 판매가 저조했지만, 현대차그룹 만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차가 전월에 비해 7% 상승한 3만7000대, 기아차가 30%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며 3만100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합계 총 6만8000대로 전체 8위를 달성한 것. 5월 누적기준으로 점유율은 5.8%(+1.2%p).
현대차는 유럽에서 최근 출시한 i20 부분변경모델과 i40, 벨로스터의 신차효과 영향으로 판매 증가를 이어갔다. 프랑스(+41%)와 스페인(+29%), 영국(+12%), 독일(+4.4%) 등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이탈리아(+0.3%)에선 다소 주춤했다. 현대차는 내년까지 터키공장 생산시설을 20만대(현재 1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체코공장 또한 i30 판매 호조로 30만대(2011년 기준 25만대) 수준까지 늘릴 전망이다.
기아차는 신형 씨드와 스포티지, 프라이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주요 5개국에서 모두 선전했다. 특히 이탈리아(+82%)에서 판매가 대폭 늘었고 독일(+39%), 영국(+34%), 프랑스(+15%), 스페인(5.5%) 순으로 증가했다. 6월 판매는 씨드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씨드는 기아차의 유럽 판매 중 약 30%를 차지한다.
주요 업체 중 일본 지진 기저효과를 보인 도요타(+13%)와 혼다(+13%)의 상승을 제외하곤 모든 업체들이 판매가 대폭 감소했다.
신한금융 최중혁 책임연구원은 “그리스발 재정위기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으로 유럽 시장은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유럽 경제 위기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한-EU FTA, 신차효과, 생산시설 확장(터키, 체코 공장)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호조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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