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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비우면 채워지는 곳… 매일 오셔도 됩니다

입력 2012-04-09 03:00업데이트 2012-04-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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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무소유 정신 이어받아… ‘현대판 공양간’ 광주에 완공
이금지 ‘맑고 향기롭게’ 광주·전남지부 위원장(오른쪽)과 김용덕 총무(왼쪽)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잇기 위해 마련된 공양 나눔공간인 광주 동구 지산동 공양나눔센터(공양간)에서 단장을 마친 부엌을 살펴보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법정 스님(사진)의 무소유 정신을 이어갈 공양간(식당)이 처음으로 광주에 문을 연다. 이 공양간은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 등의 인세 수익금이 씨앗이 돼 마련된 나눔 공간이다.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광주·전남지부는 홀로 사는 노인 등 저소득층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공양나눔센터(공양간) 설치공사가 끝났다고 8일 밝혔다. 공양나눔센터는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인근 2층 상가 건물 지하 1층 264m²(약 80평)의 공간에 들어섰다.

공양나눔센터는 5, 6월경부터 주말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 매일 낮 시간대에 소외계층 100명에게 1000원짜리 1식 3찬의 백반을 제공할 예정이다. 백반을 먹은 사람들은 나갈 때 모금함에 1000원을 자발적으로 넣게 된다. 이금지 광주·전남지부 운영위원장(60·여)은 “백반 값 1000원을 받는 것은 법정 스님이 생전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더라도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도와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셨던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또 “자발적으로 모금함에 1000원을 넣는 것이라 돈이 없는 분들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지부는 1997년부터 15년간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80명에게 매일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어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그동안 도시락 마련은 회원 250명의 후원금과 자원봉사자 20명의 손길로도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 도시락과 공양나눔센터 사업을 함께 펼치려면 연간 운영비 5000만 원 마련과 자원봉사자 50명이 확보돼야 한다. 추가 후원회원과 자원봉사자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공양나눔센터는 법정 스님이 남긴 뜻과 가르침을 이어가기 위해 ‘맑고 향기롭게’ 전국 6개 지부 가운데 처음으로 설립됐다. 1994년 창립된 맑고 향기롭게는 그동안 사회 소외계층 이웃을 후원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나눔 활동을 펼쳤다. 법정 스님은 입적 전에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공양나눔센터는 법정 스님이 사람들에게 받은 것을 다시 베푸는 나눔(시은·施恩)의 일환이다. 공양나눔센터 전세금 5000만 원과 탁자·의자 등 시설비 1400만 원, 운영비 1000만 원 등 7400만 원은 ‘무소유’ 등의 인세 수익금에서 지원됐다. 또 인세 수익금은 올해 고교생 31명에게 1년간 학비 전액 65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2년째 장학사업에도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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