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D-119]박태환 “세계新 세우고 올림픽 2연패” 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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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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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환희와 기도를 위해… 영웅이 뛴다

#1.

이 환호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을까.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 환호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을까.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08년 2월 말 마린보이 박태환은 한동안 방황하다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준 노민상 대표팀 감독 밑으로 들어갔다.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뒤 우쭐한 마음으로 개인코치를 따로 두고 훈련을 등한시하다 정신을 차리고 하루 1만5000m가 넘는 물살을 가르는 훈련에 매진한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반여 뒤 4월 중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대학부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59,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6으로 아시아 신기록 2개를 갈아 치웠다. 그리고 8월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수영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2.

박태환은 내달 19일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개막하는 제84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해 ‘2008년의 기분 좋은 추억’을 되돌릴 시나리오를 짰다. 4년 전 그랬듯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4년 전과 다른 게 있다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을 겪은 뒤 ‘굵은 땀만이 금메달의 원동력’이라는 진리를 깨닫고 연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릴 적 스승인 노민상 감독이 아닌 호주의 수영 대부 마이클 볼 코치(50)와 ‘2연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게 다르다.

‘마린보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의 2012년 런던 올림픽 목표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2연패를 차지하는 것이다. 현 400m 세계기록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때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3분40초07.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우승하며 세운 3분41초53이다. 1.46초 이상을 당겨야 하는 엄청난 대업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10월부터 호주 전지훈련을 시작하며 차근차근 벽돌을 쌓듯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두 달간 몸 만들기를 했고 올해 초 2차로 진행된 40일간의 훈련에서 스피드와 근지구력을 키웠다. 2월에는 훈련 과정의 하나로 시드니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대회 최단거리인 자유형 50m부터 1500m까지 5개 자유형 모든 종목에 출전해 3관왕(200m, 400m, 1500m)에 올랐다. 특히 1500m에선 14분47초38로 자신의 종전 한국기록(14분55초03)을 경신하기도 했다.

박태환은 당시 5개 종목에서 예선까지 포함해 총 9차례 물살을 가르며 레이스 감각을 끌어올렸다. 박태환은 자유형 50m 레이스를 치른 지 1시간 만에 1500m에 출전해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스피드와 파워, 지구력이 다 좋아졌다는 뜻이다. 박태환은 단국대 졸업식 참석차 잠시 귀국했다 호주로 돌아가 다시 물살을 가를 정도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박태환은 제84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 기록을 깨야 한다. 자유형 400m(3분41초35·장린·중국)와 200m(1분44초80·박태환)에서 아시아 기록을 넘어서야 400m 세계기록도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실한 ‘마린보이’로 변신한 박태환이 런던 올림픽에서 새롭게 쓸 한국 수영의 역사를 기대해보자.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과 한국 여자 역도의 대명사인 장미란(29·고양시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후 박태환은 휴대전화 뒤 네 자리 번호를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12’로 바꿨다. 장미란 역시 박태환의 권유로 휴대전화 뒤 번호가 2012다. ‘국민 오누이’인 둘은 7월 런던에서 나란히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런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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