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이문원의 쇼비즈워치]르몽드의 K-POP 폄하는 뻔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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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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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에서 슈퍼주니어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에서 슈퍼주니어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지난 10일과 11일 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로 구성된 SM타운은 프랑스 파리의 대형공연장 '르 제니스 드 파리'에서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기념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파리'를 선보였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샤이니 등이 출연한 이 공연에 이틀 간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찾아온 1만4000여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한국 언론은 이 뜻밖의 성과를 두고 한동안 쉴 새 없이 찬양가를 쏟아냈다. 이미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일부 한류 팬들이 SM타운 공연을 늘려달라는 시위까지 한 뒤다. 설마 하던 기대가 실체화되니 폭발력은 한층 배가됐다.

호들갑 잘 떠는 연예 매체들은 단숨에 '유럽 정복' 등의 단어를 사용해가며 예기치 못했던 '유럽 한류' 특수를 누렸다. 심지어 종합일간지들까지도 1면에 SM타운 파리 공연 사진을 실으며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이처럼 열렬한 찬양가는 금세 불길이 식어버렸다. 프랑스 현지의 다소 냉소적인 보도를 옮긴 국내 기사가 게재되면서부터다.

오마이뉴스 6월13일자 기사 'SM 파리공연은 한류 쾌거? 르몽드는 아니네'가 대표적 기사다.

이 매체는 "프랑스 양대 일간지인 "르몽드와 피가로는 이 뉴스를 6월 11일자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면서도 "희망 일변도 및 '파리 정복'식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이 뉴스를 보도하는 우리 언론과 달리 현지 언론의 논조는 차분하다 못해 은유적으로 비판한 모양새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겉으로는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사실 그대로 보도했지만 그 속에는 비판적인 내용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가 번역한 르몽드의 관련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음악을 수출 가능한 제품으로 만든 제작사의 기획대로 만들어진 소년과 소녀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고자 하는 한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오마이뉴스는 "그 이면에는 ▲SM의 문화 상품화 ▲예쁘게 포장한 소년/소녀의 상품을 국가 이미지화해 판매하는 한국 정부 ▲이런 이면을 보지 못하고 몰린 유럽 젊은이들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들어있다. 실제 유럽 문화는 '국가 위주의 문화'가 아닌 '개인 중심의 문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실제로 르몽드 기사에 대한 댓글에는 "기획한 문화상품은 결국 사회의 창의력을 죽이는 일"이라는 비판적인 댓글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에서 소녀시대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에서 소녀시대가 공연하는 모습.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같은 날 프레시안도 기사 '아이돌 파리 진출이 국가적 쾌거?…혐한류 역풍!'에서 같은 르몽드 기사를 인용하며 "이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K팝이 한국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다"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숨통이 막힌 한국에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아닌 문화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국가 이미지 향상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또 "문화산업 종사자의 해외 진출이 국가적인 정책의 일환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에 정부가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반감을 낳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6일에는 영국 BBC가 14일 '한국 가요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South Korean pop music)'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인용 보도가 잇따랐다.

BBC는 "한국은 K-POP 수출이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경제적 효과까지 가져다준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뒷면에는 장기간에 걸친 연습생들의 노예계약, 부족한 임금문제 등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음반판매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시장 구조 때문에 콘서트 규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며 "많은 톱 가수들이 한국에서 1년 동안 낼 수 있는 수익을 일본에서 1주일 만에 낼 수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를 향해 "판촉 활동 뿐 아니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 뒤 "그래야만 일본에 견줄만한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처럼 유럽 지역에서 K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SM타운 파리 공연에 참석했던 배우 손지창이 자신의 트위터에 "르몽드나 몇몇 삐딱한 기사들은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왜 똑바로 보지 못하는 건지"라고 적었다가 'SM편들기'라는 비판을 받고 트위터를 폐쇄시키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유럽 미디어의 반응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것에 가깝다. 당연한 반응이란 얘기다. 어느 문화권이건 해외 문화상품이 자국시장을 위협할 때는 항상 이 같은 견제적 반응이 나온다. 상당부분 폄하도 등장한다.


물론 우리도 이 같은 폄하를 시도해본 역사가 있다. 1980년대 후반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이 직배 시스템으로 한국영화시장에 진입하려 했을 때, 1997년 제1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 일본 대중문화상품의 위협 상황을 맞이했을 때 주로 그랬다.

특히 후자의 경우 지금은 걸작으로 평가받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두고 "황당한 설정의 SF"라는 평가가 종합일간지 칼럼으로 실린 바도 있다.

르몽드와 BBC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다. 한류 열풍이 자국시장과 아무 관련이 없을 당시에는 오히려 한국인들조차도 얼굴이 붉어질 찬사를 늘어놓았다.

르몽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자 2002년 7월 1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16세의 보아는 파워풀한 목소리, 노래와 춤을 한꺼번에 조화시키는 재능으로 일본열도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최초의 한반도 출신 젊은 아티스트가 됐다"고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이어 "보아의 성공은 지난 세대가 서로에게 품고 있는 증오심을 전혀 모르는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이 가까워지는 경향을 암시하고 있으며 십수년 간의 외교 노력보다도 더욱 효과적인 양국 간의 가교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물론 SM타운의 이번 파리 공연도 마찬가지로 "십수년 간의 외교 노력보다도 더욱 효과적인 양국 간의 가교가 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런 표현은 이번엔 등장하지 않았다.

BBC도 마찬가지다. BBC는 2005년 7월 28일 간판 시사프로그램 '뉴스나이트'에서 한류 특집을 10분 간 방송하면서 가수 보아와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영화 '올드보이'를 자세히 소개했다.

심지어 SBS '생방송 인기가요' 대기실까지 찾아 보아를 인터뷰하면서 "아시아의 넘버원 자리에 올라 미국, 유럽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무대에 서겠다는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으며 앞으로 보아의 활동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하겠다"는 기자 멘트까지 내보냈다.

그러나 막상 보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그로부터 6년 뒤 유럽에 상륙하자 "박수와 응원" 대신 견제론이 등장한 셈이다.

물론 해외에서의 비판논조를 단순히 자국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견제 목적만으로 보긴 어렵다. 특히 BBC가 제기한 한국 아이돌산업의 각종 문제들은 한국 입장에서도 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르몽드는 BBC와는 또 다르다. 직접 한국 아이돌의 무대를 맞이한 국가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밖의 원인들도 따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가 유난히 자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나라라는 건 익히 알려진 바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프랑스 국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자국 문화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은 부분도 많다는 사실이다.

그럴 때 프랑스는 해외 문화상품의 어떤 부분을 꼬집을까. 바로 프랑스의 위대한 문화유산과 달리 '찍어내기식 공장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을 쓴다.


할리우드도 1990년대 중후반 직배시스템을 통해 프랑스 영화 시장을 공략하면서 이 같은 공격을 수도 없이 당했다. 1993년 여름 프랑스 영화 '제르미날'과 할리우드영화 '쥬라기공원' 간 승부에서 '쥬라기 공원'이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기를 잡은 이후부턴 더더욱 그랬다.

날이면 날마다 할리우드 영화들에 공장서 제조된 깡통요리라는 식 폄하를 일삼으며 격조 높은 예술을 평가해왔던 프랑스인들을 자극했다. 나중에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사사로운 비리나 스캔들까지도 보도했다.

그러자 당시 미국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CEO였던 셰리 랜싱은 급기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어떻게 프랑스를 골려먹나 골몰하는 나라가 아니다"고까지 내뱉기도 했다.

그런 식의 평가가 이번 SM타운 파리 공연 관련 르몽드 기사에도 배있다. 르몽드는 BBC처럼 단순히 한국 아이돌 기획사의 문제점도 함께 짚은 게 아니다. "음악을 수출 가능한 제품으로 만든 제작사의 기획대로 만들어진 소년과 소녀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고자 하는 한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할리우드 영화들에 가했던 공격과 유사한 관점, 즉 깡통요리처럼 제조된 저급상품들이 프랑스 시장을 공략하러 온 것처럼 묘사됐다.

나아가 이 같은 주장은 올바른 것조차 아니다. 한국은 프랑스에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고자 하는 한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진출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르던 사이, 유럽시장을 생각지도 않고 오직 일본 등 아시아시장 진출에만 골몰하던 사이, 유튜브 등 각종 뉴미디어를 통해 프랑스 등 유럽인들이 '알아서' 한국 아이돌에 호응한 것이다.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파리'는 이 같은 열기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팬 서비스 정도에 불과했으며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의 지원은 바로 이 SM타운 투어에 집중돼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

프랑스 언론이 할리우드 영화가 자신들 영화보다 더 흥미롭고 엔터테인먼트적 가치를 잘 살렸기에 프랑스 영화시장을 지배한 게 아니라 각종 배급체계 등을 압도적인 물량공세로 휘어잡은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던 과거의 행적과 비슷하다.

이 같은 논리로 한국 아이돌에 대해선 "한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그 주춧돌이 됐을 뿐 상품 자체는 깡통요리 수준이라 발뺌한 셈이다. 이쯤 되면 자국시장 보호심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한국 대중 입장에선 이 같은 비판적 보도가 낯설 수밖에 없다. 당장 유럽 등지보다 훨씬 더 시장에 깊숙이 침투한 일본에선 이 같은 비판이 나온 적이 거의 없다. 있다 치더라도 몇몇 연예 매체에서 말도 안 되는 스캔들 기사가 나갔을 뿐, 기본적으로 한국 아이돌에 대한 평가는 '일본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차이는 애초 아이돌 개념의 시초가 일본이라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에 '있는 것'을 진화시킨 버전과 프랑스에 '없는 것'이 등장했을 때 나오는 차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은 딱히 올바르진 않다.

아이돌 개념은 프랑스에서 먼저 탄생된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1965년 '꿈꾸는 샹송인형'으로 큰 인기를 모은 프랑스 소녀가수 '프랑스갈'이 일본이 1970~80년대에 아이돌 개념을 정립시킬 때 모델이 됐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꿈꾸는 샹송인형'은 여전히 일본 소녀 아이돌 집단 헬로프로젝트 소속 연예인들도 때때로 커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과 프랑스의 이처럼 전혀 다른 반응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걸까. 상당부분 일본 특유의 시장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일본은 본래 생경한 코드의 해외 문화상품이 시장을 잠식해 들어와도 일단은 내버려두는 스탠스를 취한다.

오히려 그 인기를 각종 미디어를 동원해 부추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리고 난 뒤 해당 문화상품의 특성들을 면밀히 연구해서 유사 자국 상품들을 개발, 서서히 시장을 자국 상품들로 대체해나가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왜 그렇게 복잡한 방식을 취하는 것일까. 답은 단순하다. 일본은 굼뜨기 때문이다. 1억2700만 명의 인구, 탄탄한 내수 시장을 갖추고 있어 그 안에서도 충분히 여러 산업이 잘 돌아간다.

우리처럼 해외시장 개척이라도 해야 먹고사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별다른 도전정신이나 참신한 발상 없이도 계속 수지를 맞춰가며 잘 해나갈 수 있고, 그러면서 나태함과 모험을 두려워하는 습성 등이 몸에 배버렸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큰 변화 없이 유사한 상품들, 유사한 콘셉트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조금씩 시장분위기는 저하되기 시작했지만, 자기 안에서는 이를 극복할 수가 없게 됐다. 변화가 힘들 만큼의 타성이 배버린 데다 전반적으로 도전이 주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운 체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외 문화상품의 유입을 일단은 내버려두고, 심지어 부추기기까지 하는 것이다. 체질개선을 위해 외부에서 답을 찾는 식이다. 일본시장으로선 리스크가 전혀 없는 선택이다.

뭐든지 일단 들여와 놓고, 그게 대중적 반향을 일으키는지 아닌지만 관찰하면 되는 일이다. 해외 문화상품은 한 마디로 시장 실험용 기제다. 그래서 먹히면, 시장대체 작업에 들어간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차라리 프랑스 등지의 견제적 반응이 상식적인 반응에 속하는 셈이다. 일본이라는 복잡한 시장에서 찬사만 받다보니, 사실상 견제를 받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는 점은 망각하기 쉽다. 어쨌든 우리는 시장을 뚫고 들어가 파이를 떼어 와야 하는 입장이고, 프랑스 등지는 파이를 떼어주지 않기 위해 골몰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러니 앞으로도, 한류가 프랑스 등지에 더 퍼지면 퍼질수록 이처럼 비판적 반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더 많은 유럽인들이 한국 아이돌을 사랑할수록 깡통요리라는 식의 폄하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 TV드라마를 저질이라 몰아붙였던 것처럼, 대만이 한국 연예인은 성(性)접대 요원이라는 식으로 음해한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우리의 반응이다. 정확히 말해, 이 같은 해외반응에 주목할 이유가 없다. 물론 BBC처럼 우리 대중문화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문제의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겠지만, 한국 아이돌이 마치 저질상품인양 폄하하는 태도에 대해선 일말의 재고도 필요가 없다.

나아가 한국 대중문화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더라도, 그를 이용해 한국 아이돌 상품을 마치 후진국 착취공장에서 제조돼 나온 상품의 이미지로 격하시키려는 의도에는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한국미디어도 이 같은 해외시각에 경도될 이유가 없다. 해외에서 그렇게 말한다고 논점을 바꿔 비판모드로 들어간다는 건 그 자체로 문화사대주의에 가깝다. 결국 이번 유럽 미디어의 냉소적 반응은 그저 일본이라는 희한한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무뎌진 해외 자문화중심주의 문제, 글로벌 마켓 거부의식 문제를 확인한 사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어찌됐건, 소비자는 늘 정직하다. 좋은 상품, 매력적인 상품, 흥미로운 상품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가와 민족, 문화권의 차이는 자연스레 넘나들게 마련이다. 이제 유럽은 서서히 한국 대중문화상품을 좋은 상품, 매력적인 상품, 흥미로운 상품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호의적 인식을 어떻게 시장에 전달할지만 신경 쓰면 된다. 우리 상품이 후진국 착취공장에서 제조돼 나온 비윤리적이고 저급한 상품이란 인식은, 그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해외 미디어의 몫으로만 남겨둬도 무방하다.

※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fletch@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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