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부인 시신 발견… 남편 긴급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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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50일만에 낙동강변 가방 안서 쇠사슬 묶인채…
경찰 “남편, 실종 6일전 가방구입… 오늘 영장 신청”

지난달 2일 실종됐던 경남 모 대학 교수 부인인 박모 씨(50)가 낙동강변에서 가방 속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 씨가 실종 당일 남편 강모 씨(52)에게 살해된 것으로 보고 강 씨를 긴급 체포했다. 강 씨는 한국컴퓨터범죄연구학회장을 지낸 컴퓨터범죄 분야 전문가로 확인됐다.

▶본보 4월 16일자 A10면 참조
A10면 교수부인 2주째 실종… 경찰 공개수사


21일 오후 2시경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을숙도대교 부근 낙동강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하던 이모 교사(46)가 검은색 등산가방 안에 시신이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가방 속 시신은 마대에 담겨 있었다. 허리와 다리는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목 졸린 흔적도 있었다. 지문 검색을 한 결과 박 씨였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쇠사슬로 묶은 것으로 볼 때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하게 한 것 같다”며 “조수간만 차가 심한 이곳으로 밀물 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강 씨가 부인이 실종되기 전인 3월 27일 오후 자택 인근 등산매장에서 검은색 등산가방을 구입한 장면을 담은 매장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했다. 시신을 담은 가방과 같은 크기, 동일 색상이었다. 또 박 씨와 강 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시간(3일 0시 33분)과 장소(북구 만덕동 인근)가 같았다. 강 씨의 그랜저 승용차에서 실종 당일 꽂은 것으로 보이는 박 씨의 머리핀과 혈흔도 발견했다. 압수한 강 씨의 컴퓨터 인터넷 검색어 기록에는 ‘시체 없는 살인’ 등의 검색어가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당일 박 씨가 강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도 확보했다”며 “지난달 6일 강 씨가 휴대전화를 바꾼 점 등으로 볼 때 치밀하게 사건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일 그랜저TG 승용차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결과 부인을 살해한 뒤 낙동강에 유기했을 것으로 보고 10여 일 전부터 을숙도대교 일대에서 수색을 벌여왔다. 경찰은 강 씨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강 씨 부부는 지난해 3월 재혼한 뒤 11월부터 금전, 성격 문제로 별거하며 협의이혼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이혼소송 준비과정에서 “부부인 만큼 재산권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박 씨는 “결혼 기간이 1년도 안 되는 데다 10억 원대 재산은 모두 내가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현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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