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실어나르며 돈 뿌릴 가능성… 美 주류사회 진출 노력에 ‘찬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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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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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재외국민 참정권 때문에 교포 사회의 관심이 온통 한국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과열 분위기가 미국 주류 사회에 진출하려는 현지 교포들의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김동석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사진)는 재외국민 참정권이 교포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벌써부터 특정 정당이나 후보들을 지지하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한인회 활동을 하는 인사 중에는 서울에 자주 왕래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과열이 한인 단체장 선거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김 이사는 전했다. 그는 “한인 단체장 선거 출마자들은 대부분 한국 정치권 진출 욕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일부 단체장의 경우 서울을 자주 드나들면서 정작 동포를 위한 일은 별로 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미국은 땅은 넓은데 투표소는 한정돼 있어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 후원회장들이 버스를 전세 내 먼 곳에 사는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태워주며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선거에서 돈을 쓰는 일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 이사는 “재외국민 참정권은 교포들에게 새로운 권리를 주는 것이므로 굳이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재외국민 참정권이 (한국이 아닌) 거주국 정치에 대한 교포들의 참여와 관심을 줄게 할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한 한인 사회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투표율 높이기 등의 풀뿌리 운동을 전개해 이제 막 한인들이 정치력 확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어렵게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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