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에 亞챔스리그 내년 출전권 윤성효-황선홍, 감독 첫 우승 도전 염기훈-한상운 득점포 대결도 관심
누구든 첫 경험은 잊을 수 없다. 그것이 영예가 따른다면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24일 오후 4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의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이 그렇다. 지난 시즌 FA컵을 평정한 수원은 대회 2연패를, 부산은 2004년 첫 우승 이후 6년 만의 정상 탈환을 다짐하고 있다.
●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향해
우승 상금 2억 원은 번외 수확일 뿐, 양 팀이 우승을 바라는 까닭은 딱 하나다. 대회 우승 팀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K리그 1, 2위 팀과 3위까지 챔스리그에 나설 수 있지만 부산과 수원은 사실상 K리그 포스트시즌인 6강 플레이오프(PO)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은 한때 리그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윤성효 감독 부임 이후 9경기 무패(7승2패) 행진을 달리며 어느새 7위(10승4무10패·승점 34)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6위 울산(12승5무8패·승점 42)을 제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리그에서 부진한 것은 부산도 마찬가지. 7승9무9패(승점 30)로 8위에 처진 부산은 막판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 친분도, 징크스도 잊자
첫 우승을 향한 사령탑들 간의 자존심 경쟁도 뜨겁다. 부산 황선홍 감독은 지난 시즌 컵 대회에서 준우승에 올랐을 뿐 아직 이렇다할 타이틀을 따지 못했다. 더욱이 부산은 2004년 8월 이후 수원과 12차례 홈 대결에서 5무7패에 머물렀고, 황 감독이 부임한 뒤 14차례 격돌해 역시 승리한 적이 없다. 올 시즌 2차례 승부 역시 아픔만 맛봤다. 6일 미디어데이에서 황 감독이 “수원 징크스를 타파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였다. 사실 황 감독과 수원 윤성효 감독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부산이 어려울 때마다 황 감독은 숭실대를 이끌던 선배 윤 감독에게 조언을 요청했고, 윤 감독은 이를 흔쾌히 들어줬지만 ‘외나무다리’ 혈투는 피할 수 없다. 수비수 양상민과 강민수의 경고 누적이 걸리긴 하지만 “수원은 큰 대회 타이틀이 많다”며 윤 감독은 경험론을 펼쳐들었다.
한편, 수원 골잡이 염기훈(1골-2도움)과 부산 한상운(4골)의 득점포 대결도 관심이다. 전남 지동원과 인디오(이상 5골)가 대회 득점 선두이지만 한상운은 상금 300만원이 걸린 득점왕 등극도 노리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