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기자의 그런거 野]‘기록의 사나이’ 마지막 기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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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은 지난해 8월 19일부터 27경기 연속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6경기다. 지난해 9월 23일 LG전에서 선발로 등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 한화 선발은 송진우였다. 은퇴 경기에 나선 송진우는 첫 타자만 상대한 뒤 류현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수많은 선수가 그라운드와 작별했지만 프로야구 출범 이후 은퇴식의 행운을 누린 선수는 최근 넥센 김동수까지 45명이다. 그중 은퇴 경기까지 한 선수는 13명이 전부다.

또 한 명의 전설이 은퇴 경기를 한다. 삼성 양준혁이 주인공이다. 삼성은 9월 대구 홈경기 중 하나를 은퇴 경기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열한 순위 싸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뒤 부담이 덜한 날을 택해 마지막 무대를 만들어 줄 계획이다.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은 은퇴 경기에서도 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다 경기 출장(2131경기) 기록은 자연스럽게 깨지고 안타, 득점, 홈런, 타점을 올려도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이 바뀐다.

경기 외적으로도 주목할 기록이 있다. 먼저 양준혁은 삼성에서 처음으로 은퇴 경기를 치르는 선수가 된다. 선수생활 중 팀을 옮겼다 돌아온 선수가 은퇴 경기를 하는 것도 그가 처음이다. 그의 등번호 10번이 영구 결번된다면 양준혁은 장종훈(한화·2004년), 송진우(한화·200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은퇴 경기와 영구 결번의 영광을 함께 얻는다.

이전까지 은퇴 경기를 치른 13명의 선수는 모두 경기 중 교체됐다. 타자들은 대부분 선발로 출전했다 클리닝 타임에 은퇴식을 한 뒤 다른 선수로 바뀌었다. 대타로 한 타석에만 등장한 것도 두 차례였다. 투수는 1996년 정삼흠(LG)이 5이닝을 던진 게 최다였다. ‘전설’ 송진우는 은퇴 경기에서 애초 1이닝 정도를 맡을 계획이었지만 안타를 내주자마자 강판됐다.

양준혁은 은퇴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선발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지킨 최초의 선수가 되지는 않을까. ‘기록의 사나이’가 쓸 마지막 기록이 궁금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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