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통치자금 창구로 1달러도 못 흘러 들어가게…”

동아일보 입력 2010-07-23 03:00수정 2010-07-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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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국무부, 대북 패키지 제재 어떻게 진행되나 미국이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북한과 관련된 불법계좌로 의심되는 은행계좌 100여 개를 추적하는 것은 이다음 대북 금융제재 조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과의 거래 계좌를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할 경우 국제사회에 미칠 파급 효과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북한 압박카드로 북한 정권과 지도부로 흘러 들어가는 모든 돈줄을 확실히 끊어놓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동안 대북 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관련된 직접적인 활동이나 거래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불법 활동’을 통해 모은 돈으로까지 제재 대상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8월 초 발표될 북한에 대한 자금압박 조치는 예상보다 강도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가 21일(현지 시간) 밝힌 독자적인 추가 대북제재 범위는 WMD 확산에 관여하고 있는 북한 기관과 개인에 대해 국무부와 재무부를 통한 제재 대상 추가 지정과 자산동결뿐 아니라 해외에서 불법활동을 하는 북한 무역회사의 운영 중단 및 금융거래 차단도 포함했다.

여기에다 △WMD 확산과 관련된 북한 핵심인물들의 여행금지 확대 △외교관 특권을 이용한 마약밀매 등 불법거래 감시강화 △북한에 대한 사치품 등 금지품목 판매나 북한으로부터 재래식무기 등 금지품목 구매금지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확대 방안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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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핵심은 무엇보다도 북한 고위층을 겨냥한 돈줄 죄기다. 미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국제거래 전체를 들여다보며 북한 지도부로 흘러 들어가는 돈줄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주요 타깃은 북한 기업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다. 북한이 이곳에서 불법활동으로 획득한 자금이 북한 지도부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이 8월 초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방문하게 될 국가에는 동남아 일원 국가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북한과 외국 은행들의 거래를 더욱 조일 것”이라며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을 미국 금융기관과 단절시키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은 일단 중국이나 동남아 등 제3국의 협조를 유도하고 그래도 북한과의 불법거래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 금융기관에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압박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최종 제재 대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과 북한의 고위층이다. CNN은 “5000명의 북한 엘리트를 타깃으로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별한 생활을 영위해 온 그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과 그 가족의 자금 및 필요 물자 등을 전담 관리하는 노동당 38호실을 비롯해 100여 개의 무역회사와 금광, 은행 등을 산하에 두고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의 계좌와 자산이 최우선적으로 제재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 크롤리 차관보는 “이번 조치는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북한주민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불안정을 조장하고 불법적이며 도발적인 북한의 행동을 표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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